파운드리 질주하는 인텔·TSMC..안갯속 삼성전자, 복잡한 속내

박민혁 기자 승인 2021.07.20 14:07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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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자료=삼성전자]

[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분야 세계 1위 TSMC를 추격하기 바쁜 삼성전자가 막대한 자금력, 미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는 인텔의 급부상으로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던 삼성전자로서는 긴장해야 할 상황이다.

TSMC, 美공장 6곳 건설 계획..인텔, 양강 체제에 도전장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7% 점유율로 55%를 점유하고 있는 TSMC에 크게 뒤처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TSMC는 지난 4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4조원)를 투자, 미국에 공장 6곳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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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 TSMC가 일본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 내 기술 경쟁력과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자료=픽사베이]

TSMC는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를 투자,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5나노 파운드리 팹 착공에 일찌감치 나선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일본에도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글로벌 영토를 무한 확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인텔은 지난 3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 진출을 전격 발표한 지 4개월 만에 다시 한번 반도체 시장을 뒤흔들었다. 300억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해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협상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다.

인텔 입장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조기에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인텔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파운드리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유럽을 방문해 20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로서는 후발주자의 거센 도전에 먼저 직면하게 됐다.

美 증설투자 계획 결론 못내리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미국에 건설할 제2 파운드리 공장 후보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말 미국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170억 달러(약 20조 원)를 조만간 현지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후보지 선정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당초 기존 공장이 있는 오스틴 팹 유휴 부지에 신규 팹이 증설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으나 최근 오스틴 지역과 약 60㎞ 떨어진 테일러시도 새로운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윌리엄슨 카운티의 테일러 시는 삼성전자가 미국 내 첫 번째 파운드리 공장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현지 당국은 삼성전자의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과세가액을 10년간 8000만 달러(약 911억원)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은 2029년 시장가액이 43억5000만 달러(약 4조957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과세가액에 상한을 두면 삼성전자로서는 상당한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신중한 행보가 평택3공장(P3) 구축과도 연계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P3가 조기에 안정적으로 가동될 경우 미국 공장 투자 지연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외관 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는 P3는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30만 장(300K)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반도체 공장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P3 공장이 2023년 상반기에 가동될 예정인 만큼 미국 파운드리 투자가 늦어지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총수 부재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전략적 결단이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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