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만이라도 돌려주세요”..신한금투 젠투펀드 피해자의 절규

젠투펀드 피해자 A씨와 전화인터뷰
A씨 “운용구조, 선보상 여부 알고 싶어”
신한금투 “정해진 것 아직 없어”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7.06 14:43 의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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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이자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원금만이라도 돌려받았으면 좋겠습니다.”

6일 본지와 전화인터뷰를 진행한 젠투(GEN2)펀드 피해자 A씨가 가장 많이 언급한 말이다. 젠투펀드는 홍콩 소재 젠투파트너스(Gen2 Partners)가 만들어 국내 증권사를 통해 판매한 사모펀드 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신한금융투자(4200억원 판매, 전체의 41.4%), 삼성증권(1451억원, 전체의 13.4%), 한국투자증권(179억원, 전체의 1.7%), 우리은행(902억원, 전체의 8.3%), 하나은행(428억원, 전체의 3.9%) 등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A씨가 상품 권유를 받았던 시기도 이때와 맞물린다. 당시 직장에서 퇴직하고 신한은행 계좌로 퇴직금을 받은 A씨는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 Center)센터 관계자에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투자 권유였다.

A씨는 “당시에는 투자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퇴직금을 모두 젠투펀드에 투자했다”며 “투자 의사를 밝히자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관계자가 와서 상품 설명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A씨가 투자한 펀드의 이름은 젠투펀드 중 하나인 ‘Gen2우리코코DLS' 상품이었다.

A씨는 “가입 당시 PB가 ‘이 상품은 우리은행 외화채권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은행이 망하지 않는 한 안전하다’고 했다”며 “이 말을 믿고 퇴직금을 전부 투자했는데 1년여가 지난 2020년 7월, 그리고 10월에 두 차례 안내문이 왔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가 보낸 안내문에는 각각 향후 12개월 동안 펀드 환매 중단·연배당 지연 발생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실제로 'Gen2우리코코DLS'를 포함해 'Gen2스피드업DLS', 'Gen2KPUSDDLS' 등의 이름을 가진 젠투펀드는 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의 요구로 지난해 7월부터 환매가 중단됐다.

판매사 측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투자했던 채권 가격이 하락해 운용사가 환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채권 가격 하락이 단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또 다른 젠투펀드 피해자 B씨는 “지난해 9월 젠투파트너스와 판매사 사이에 대출회사가 끼어있고 채권 가격이 일정 금액 이하로 내려가면 대출금을 전부 회수하는 방식의 계약이 걸려있다는 걸 들었다”며 “이 부분은 상품 가입 당시 듣지도 못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A씨와 B씨를 비롯한 젠투펀드 피해자들이 현재 판매사와 운용사에 가장 크게 요구하는 것은 ▲실제 펀드의 운용구조 ▲선보상 또는 환매 가능 여부 등 두 가지다.

A씨는 “상품을 가입할 때 설명을 듣기는 했지만 이 때 들었던 운용구조대로 상품이 운용 됐을지가 너무나 알고 싶다”며 “실제로 우리은행의 채권에 투자를 한 것인지, 채권을 담보 잡아 어디에 추가로 투자를 했는지 등에 대해 알고 싶은데 문의를 해봐도 원론적인 답변 이상 말해주지를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만약 가입당시 중간에 대출회사가 끼어 있다거나 하는 설명을 들었으면 절대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원금 회수가 절실해 이에 대한 판매사의 생각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중순 내린 결정이 너무나 반갑다”며 “100% 선보상을 해줘도 배임·횡령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6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 사모펀드 판매책임 이슈가 불거진 사모펀드에 대해 전액 보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직 책임소재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젠투펀드에 대해서도 투자금 100%를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정해진 사안이 없어 뭐라고 말을 하기 어렵다”며 “우선 운용사에서 정한 9일까지는 기다려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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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피해자 A씨]

하지만 A씨는 9일 이후에도 젠투펀드 환매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신한금융투자가 지난달 말 보내온 안내문에 오는 9일 이후에도 환매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쓰여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래도 일단 9일까지는 기다려봐야죠.”

젠투펀드 피해자 A씨가 전화인터뷰 말미에 언급한 말이다. 9일까지는 이제 나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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