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게, 더 생생하게’..이통3사, 스포츠 중계서 '진짜 5G' 각축전

송정은 기자 승인 2021.06.23 13:59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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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을지로 사옥 [자료=한국정경신문 DB]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이동통신 3사(SKT, KT, LGU+)가 스포츠 중계를 준비하면서 5G 28Ghz(기가헤르츠) 대역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스포츠경기를 ‘직관’하는 대신 ‘집관’을 선호하는 팬들이 늘면서 더 빠르고 더 생생하게 프로 스포츠 경기를 보고 싶은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이동통신 3사가 이른바 ‘진짜 5G’, 즉 28Ghz(기가헤르츠) 대역 5G 서비스를 이용해 스포츠 중계 등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아직은 성숙한 단계에 미치지 못했다는 28Ghz 대역을 장애물은 적고 이용객은 많은 스포츠 경기장을 중심으로 5G 서비스의 활용 방안을 찾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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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는 지난 20일까지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5G 28㎓ 기반의 중계 콘텐츠를 선보였다. [자료=LGU+]

LGU+는 이통3사 최초로 5G 28Ghz 기술을 스포츠중계에 활용했다. LGU+는 충북 음성군에 있는 ‘레인보우힐스CC’ 골프장 일대에 5G 28Ghz 기지국을 설치하고, 지난 20일까지 레인보우힐스CC 골프장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중계에 5G 28Ghz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선수의 시그니처홀(파 3홀) 티샷을 5G 28Ghz 전용채널을 통해 단독 중계했다. LGU+ 관계자는 “대회의 모든 부분을 5G기술을 이용해서 중계한 것은 아니지만 파 3홀에서 초고속카메라를 설치해 선수별로 슬로 모션 영상을 제공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오는 9월부터 5G 28Ghz 대역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골프대회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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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KT위즈 홈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 등에 5G 28Ghz 네트워크를 이용한 융합 테스트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은 KT의 홈구장 KT위즈파크에 구축된 5G 스타디움 조감도 [자료=KT위즈]

KT는 프로야구단 KT위즈의 홈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와 프로농구단 KT소닉붐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에 5G 28Ghz 네트워크를 구축해 융합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자사의 스포츠 구단 홈경기장에 28Ghz 기지국을 설치하는 테스트를 통해 5G 기술 상용화의 가능성을 타진해 볼 계획이다. 스포츠경기장은 장애물 없이 넓은 공간을 갖고 있고 사람은 많기에 5G 28Ghz의 약점 중 하나인 장애물에 가려져 잘 끊기는 문제 없이 5G 기술 활용방안을 테스트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T는 최근 제주 유나이티드 FC의 홈구장인 제주월드컵경기장에 추가적으로 28Ghz 기지국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T 관계자는 “제주월드컵경기장 뿐만 아니라 작년까지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홈구장이었던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도 5G 28Ghz 기지국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SSG와 다각도로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는 스포츠 분야 외에도 5G 28Ghz 네트워크의 다양한 활용 방안을 고심 중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서울 지하철 2호선 내 5G 28Ghz 네트워크 테스트 구축을 시작했다. 앞서 SKT는 인천국제공항, KT는 수원공공체육시설, LGU+는 구미 금오공대에 5G 28Ghz 주파수 기지국 장비를 설치했다. 특히 LGU+는 충남 공주와 부여에서 백제 세계문화유산을 5G 28Ghz 기술로 실감나는 콘텐츠로 구성해 증강현실 글래스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3사가 이처럼 5G 28Ghz 대역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올해 말까지 해당 대역에서 기지국 1만5000개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가 5G 28Ghz 사용대가로 낙찰 받은 금액은 6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연말까지 각 회사 별 기지국 수를 채우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정부에 주파수를 반납해야 한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5G 28Ghz 기지국 수는 올 1분기 기준으로 전국에 90개 정도에 머무른다. 3.5Ghz 저대역 주파수에 비해 28Ghz는 이론적으로 20배 정도 속도가 빠르고 직진성이 강하지만 회절성이 약하고 짧은 이동거리 및 장애물에 취약해 서비스 적용 구역이 좁다는 단점이 있다.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촘촘한 기지국 건설을 위한 상당한 투자가 요구되고 이에 따르는 기술적 문제를 보완해야 하는 등 막대한 비용이 예상된다. 이에 이동통신 3사는 이달 28일로 예정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동통신 3사 CEO와의 회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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