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최강 한국”..반도체 부족 사태에 속수무책, 왜?

박민혁 기자 승인 2021.05.19 16:24 의견 0
삼성전자가 개발한 DDR5 D램 모듈용 전력관리반도체 [자료=삼성전자]

[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반도체 강국 한국. 그러나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에 속수무책이다. 왜 그럴까.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1%다. 나머지 69%는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다.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3%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 D램(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42.1%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9.5%로 2위다. 양사의 전 세계 D램 시장점유율은 71.6%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시간과 자본 집약적 성격의 메모리 분야에 집중했다. 짧은 기간 많은 자본을 투입해 새로운 버전의 메모리 구현에 성공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4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11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월 ICT 수출액이 170억 6000만달러, 수입액은 107억 8000만달러로 무역흑자는 62억 9000만달러로 잠정집계됐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수출 효자 품목은 역시 반도체다.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단가 상승 등에 따라 반도체 수출액은 94억달러로 전년보다 29.4% 증가했다.

반도체는 2분기 이후에도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비트 출하량 증가와 함께 가격 상승으로 2분기 D램 매출액도 20%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촉발된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는 속수무책이다. 자동차 구동방식은 터치식 스위치를 통해 이뤄진다. 각종 스위치를 작동시키려면 전기 신호로 전달하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진 이유는 가전, 5G 및 인프라, 게임 플랫폼, IT 장비에 대한 반도체 수요 증가와 겹치면서 발생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미국을 마비시켰을 때 자동차 판매가 급락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반도체 주문을 취소했다.

최근 백신이 보급되고 많은 국가가 봉쇄를 해제한 후 사람들은 대중교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다. 자가 자동차가 더 많이 필요해진 이유다.

자동차 업체들은 바닥난 반도체 재고 물량을 채우기 위해 서둘러 주문에 나섰다. 그러자 자동차용 반도체 칩을 제조하는 소수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의 생산 능력을 빠르게 압도했다.

미국의 포드 자동차는 올 3분기 생산량을 당초 계획의 절반으로 줄이면서 올해 생산 차질이 11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와 독일 다임러 등도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라인을 잠시 멈췄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도 한몫했다. 공급망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기업들은 공급망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구축하기보다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다른 부분은 외부에서 조달했다.

국제 분업에 기반한 세계 공급망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한계를 드러냈다. 자동차 공급망은 여러 국가에 위치한 수백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는 앞으로 수개월간 반도체 부족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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