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껍데기 공사장' 늘어..영업이익률 대우 7.3%, 현대 2.7% '극과 극'

1위 대우건설, DL이앤씨 6.6%, 삼성물산 6.0% 2, 3위
GS건설 4.5%, 현대건설 2.7% '저조'..주택비중 높고 수익률 떨어져

최경환 기자 승인 2023.02.13 12:07 | 최종 수정 2023.02.13 12:08 의견 0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최경환 기자] 공사를 열심히 하고도 원가를 빼면 남는 게 없는 껍데기 사업장이 늘면서 국내 대형 건설회사의 실적 명암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공격적으로 수주에 열을 올린 회사는 영업이익률이 급감했다. 반면 매출이 줄었는데도 영업이익을 많이 낸 실속형 기업도 눈에 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상장 건설사 5개사의 실적발표 결과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대우건설로 7.3%에 달했다.

이어 DL이앤씨가 6.6%, 삼성물산(건설부문) 6.0%, GS건설 4.5%, 현대건설 2.7% 순이다.

실적면에서 대우건설이 단연 눈에 띈다. 지난해 매출 10조4192억원으로 전년비 2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600억원으로 2.9% 증가했다.

삼성물산도 매출 14조5980억원으로 전년비 3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750만원으로 무려 248% 늘었다.

두 회사처럼 매출성장과 영업이익률 신장을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수주를 공격적으로 할수록 이익이 적은 공사까지 맡아하게 되기 때문이다. 매출을 늘리려고 무리하면 할수록 영업이익률은 떨어지기 쉽다.

DL이앤씨는 이런 딜레마를 피하기 위해 '실속형 수주' 전략을 쓴 경우다. 이 회사는 수익성이 좋은 공사를 집중해 수주했다. 지난해 매출은 7조4968억원으로 전년대비 -1.8%다. 영업이익도 4963억원(-48.2%)로 줄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6.6%로 2위다.

영업이익률은 기업 활동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한국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8.1%(2021년 기준) 수준이다. 주요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이보다 낮은 것은 지난해 이 업종의 상황이 나빴다는 증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건설 자잿값과 인건비가 크게 올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도 경색돼 금융부담이 커졌다. 특히 국내 주택사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2~3년 전부터 공격적으로 수주물량을 쌓아온 건설사들은 지난해 고전했다. 현대건설은 매출 21조2391억원으로 압도적 1위다. 전년비 17.6% 실적을 늘렸다. 반면 영업이익은 5820억원으로 -22.8%다. 영업이익률은 2.7%로 업계 최하수준이다.

GS건설도 지난해 매출 12조2990억원으로 36.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550억원으로 -14.1%다. 영업이익률은 4.5%에 그쳤다. 두 회사는 모두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70%를 넘는다.

반면 삼성물산은 국내주택사업 비중이 10%대로 매우 낮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하노이신도시 입주와 토목 및 플랜트 부문에서의 높은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도 건설업계에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매출을 키우기보다 수익성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며 "해외사업과 신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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