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고환율·고수요·고부가 ‘쓰리高’ 환호성..2분기 불황 탈출 청신호

2분기 나란히 영업익 개선 관측
중국 이구환신 호재..타이어 수요↑
구조조정·고부가 포트폴리오 본격화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5.29 11:48 의견 0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2분기 상승한 영업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대표 석유화학 3사가 불황 터널을 지나 회복기로 진입중이다.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든 데다 타이어 수요 증가, 고환율 기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전략이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인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2분기 영업이익 4855억원을 거둬 전분기보다 83.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석유화학 부분이 509억원 적자에서 100~300억원대로 흑자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케미칼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가 1353억원에서 413억원으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795억원의 영업익을 올려 1.1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3사의 수익성 개선을 이끄는 건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이다. 오래된 가전이나 자동차를 처분하고 신제품을 구매할 경우 장려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에서 화학제품 수요 반등이 예상된다.

이구환신 정책과 주요 시장 자동차 판매 개선으로 글로벌 타이어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금호석유화학도 올해 1분기 타이어 판매량 회복세에 힘입어 합성고무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이 전분기 2.9%에서 4% 초반까지 올랐다.

이밖에 고환율 지속과 전통적인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점도 불황 탈출에 청신호를 켰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석유화학 업체에 걸쳐 약 2년 간의 가격 급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효과가 종료된 걸 확인했다”며 “일부 업체는 원재료·제품가 상승으로 긍정적 래깅효과가 발생했고 환율 상승 또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유가 안정화와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 구체화는 석화업계에 긍정적”이라며 “2분기 또한 성수기와 환율효과가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자료=롯데케미칼)

■ 구조조정 이후 고부가 라인업 고도화..“실적 개선 가능성 커져”

앞서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3사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LG화학은 1분기 영업이익 26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7.1% 줄었다. 롯데케미칼은 1353억원 적자를 냈다.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익 786억원으로 40.4% 급감했다.

이런 까닭에 3사는 사업을 접거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LG화학은 지난해 IT필름사업과 진단사업부를 매각했다. 석유화학 원료 스티렌모노머를 생산하는 대산·여수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09년부터 중국과 합작해 운영한 라텍스 공장 지분 절반을 올 초 전량 매각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법인이자 대규모 생산기지인 자회사 롯데케미칼(LC) 타이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3사는 몸집을 줄이는 대신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LG화학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생분해 플라스틱(PBAT) 양산을 올 상반기 중 시작한다. 북미 ABS(고부가합성수지) 컴파운드 공장도 이달 가동에 돌입했다. 올 하반기부터 고부가 제품의 수익 기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주력 사업인 범용화학 제품 대신 고부가 스페셜티 분야를 새 캐시카우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기능성 첨단소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삼박LFT가 전라남도 율촌산업단지에 신규 컴파운딩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금호석유화학은 핵심 고부가가치 사업인 NB라텍스 라인업을 키운다. 이르면 2분기 중 23만6000톤 규모의 NB라텍스 생산라인을 추가 확보한다. 2015년 말 기준 20만톤의 생산능력이 5배가량 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수출 중심 업종인 석화업계에 고환율은 긍정적이고 천연고무 가격이 상승할수록 합성고무 업황도 개선돼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며 “중국발 수요 회복과 계절적 성수기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려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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