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업계는 과거 건설 황금기, 현금부자라는 말이 무색하게 고금리 기조, 원자잿값 상승 등 요인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 PF위기로 건설업의 어려움이 은행권까지 확대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을 증명하듯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건설사들의 1분기 성적표를 보면 단 두 군데를 제외하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수십 년간 건설업황 업앤다운 사이클을 겪으면서 이에 대응하는 건설사들의 생존능력도 높아진 모습이다. 한국정경신문은 창간 14주년을 맞아 국내 건설산업을 책임지는 건설사들의 생존을 위한 사업전개 현황과 여러번 강조해도 부족한 안전체계, 마지막으로 어려운 시기 기업 내실을 어떻게 다지고 있는 지 등을 ‘그들이 직접 밝힌 것’만을 토대로 세 편의 기사를 통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인재들의 회사 선택 기준이 과거와 달라졌다. 단순히 회사의 네임밸류나 임금총액을 보고 선택하기보다 개인의 삶과 업무의 경계가 명확하고 회사 복지 시스템이 주는 이득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한다.
특히 MZ세대라 불리는 이들이 2030년이 되면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약 60%를 차지한다. 이는 현재 저출산, 고령화되는 사회 구조와 맞물려 이들이 원하는 바를 알고 제공해야 기업도 유능한 인재를 경쟁사에 뺏기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시점에 왔다는 의미다.
전세계가 인구감소 문제에 봉착하면서 이미 각국에서는 원격근무를 보장하는 근무환경을 제공하며 국경을 초월한 인재 모시기에 한창이다. 인구감소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일본에서는 전직원 임금을 최대 40% 인상하거나 주2일제 근무제 등을 도입하고 있다. 또 물가 상승을 고려한 인플레 수당까지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극히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 이 같은 흐름을 파악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는 곳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6.25 전쟁 이후 국내에서 유일하게 싼값에 활용할 수 있었던 인력 공급을 토대로 70~80년대 경제성장을 이룩했던 경험이 내재해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를 투입해 최대의 생산성을 발휘한다는 기업식 사고는 그간 인재들의 과열경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경제 성장 속 이전세대보다 풍요롭게 자랐고 고학력인 MZ세대에게 이같은 논리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맹목적 성공보다는 일과와 별도로 개인의 자아실현이 중요해지고 플랫폼을 통해 회사 문화까지 파악할 수 있게된 현실에 맞춰 기업들은 개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표적으로 노동력 없이는 성장을 할 수 없는 건설업계의 변화에 특히 시선이 쏠린다. 대부분 건설사들은 출산과 육아 복지를 기본으로 가치를 두는 부분이 조금씩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건설사들 중 1위를 한 삼성물산 건설부문부터 살펴보면 저출산에 대응하는 복지 제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파악된다. 법정 휴가 이상의 휴가를 제공하고 난임과 임부 보호, 가족돌봄휴직에 신경 쓰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녀 1명 당 육아휴직 2년(최소 1년간 유급)을 제공하고 있다. 육아휴직 대상자를 법적 기준인 만 8세가 아닌 만 12세 이하 자녀가 있을 경우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또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임신기에는 1일 2시간, 육아기에는 1일 4시간까지 단축근로할 수 있다.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임직원을 위해서는 난임치료휴가와 배우자 유·사산 휴가 등을 법적 기준 이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임부 모성보호 간담회를 비롯해 육아휴직 복직자, 자녀가 있는 현장 임직원, 초등학생 자녀를 둔 임직원 등 여성 임직원을 대상으로 테마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이를 통해 회사의 일·가정 양립 지원 제도를 소개하는 한편 VOC를 청취하고 여성 인력 간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가족돌봄휴직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이 있는 임직원은 1회 30일까지 연간 최장 90일간 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족돌봄휴가로도 연간 최장 20일 사용 가능하다. 또 심장병 자녀 수술비로 본인 부담분 금액의 70%까지 지원해 주는 등 의료비 지원제도 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건설도 출산 장려와 가족 친화정책 지원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우선 난임 시술 실비 지원이 300만원 한도 내로 DL이앤씨 지원액과 같다. 이는 다른 건설사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출산지원금도 현대건설이 타 건설사에 비해서 많은 편이다. 현대건설은 첫째 출산 시 100만원, 둘째와 셋째는 200만원, 500만원이 지급된다.
GS건설도 첫째 5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300만원, 넷째 이상부터 500만원이 지급된다. 롯데건설은 첫째 50만원, 둘째부터 200만원씩 지급된다. DL이앤씨는 첫째와 둘째 30만원, 셋째 이상부터 300만원을 지급한다. 삼성물산은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이상 100만원까지 나온다.
현대건설 측은 셋째 이상 출산 직원이 차량을 구입할 때 30% 할인 지원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당사와 그룹사 재직 중인 배우자가 해외에서 근무 중인 직원은 최대 만 2년까지 휴직이 가능하게 했다.
이 외에도 건강검진 휴가 신설과 종합건강검진 지원액 인상, 단체상해보험 선택 상품 확대, 휴양소 숙박 지원일수 확대, 가족 선물 지원금 상향 등 가족 건강과 복지 향상을 확대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DL이앤씨는 직원들의 휴식과 개인 심리 케어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유연근무제, 휴양소 지원, 어린이집 운영, 학지금/교육비 연간 1000만원 지원, 사내 대출, 복지포인트 같은 제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연차가 부족한 1년 차 직원에게 3일간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온보딩 휴가 제도와 휴가 발생 7일 전까지는 결재 없이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휴가자율신고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임직원 심리, 정서 건강 회복 및 안정을 위한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임직원 가족까지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GS건설은 자녀 양육과 직원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GS건설은 현재는 건설업계에 보편화됐지만 2010년 12월 건설업계 최초로 직장 내 어린이집을 설치해 운영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GS건설은 직원들의 자율적인 학습분위기 조성을 위해 ‘스윗미’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급변하는 시대에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존 교육만으로는 직원들의 업무 역량을 개발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직원들이 학습 주제 선정부터 팀원모집, 커리큘럼 작성 그리고 실제 운영까지 직접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프로그램은 3개월 단위의 시즌제를 기본으로 드론, AI관련 등 주제가 선정돼 운영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율출근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직원들이 충분히 휴식하고 다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7~8월 성수기를 제외하고 최대 2주 연속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휴테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테크 제도 이용 시에 파크로쉬, 아이파크콘도 등 임직원 가족들을 위한 복지시설 이용 혜택에 대한 바우처를 지급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근속 직원과 가족에 대한 복지가 눈에 띈다. 임직원 기념일 선물과 함께 배우자, 미성년자녀 단체 상해보험 가입 혜택이 있다고 밝혔다. 건강검진은 본인과 배우자가 매년 25만원을 지급받고 난임지원금 역시 일부 지원하고 있다. 또 임직원 및 가족 승마장 이용과 장기 근속 시 호텔과 리조트 여행상품권, 진급시 안식월 한 달 휴가, 복지포인트 연 최대 70만 포인트 지급 등 이색복지를 제공해 눈길을 끈다.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한 임신한 직원을 위한 휴식공간 맘스룸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리프레시 휴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긴 휴가를 쓰고자 하는 수요가 많아 제주도 한 달 살기나 긴 해외여행을 계획하며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직원들 반응이 좋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롯데건설은 임직원들이 가족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가족 영화 관람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전해왔다. 가족과 함께 영화 관람 인증사진을 SNS에 업로드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롯데월드 원티켓을 추가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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