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상생금융 1년 성과 살펴보니..비집계 항목까지 꾹꾹 눌러 담았다

‘2023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 발간..사회공헌활동 금액 1.6조원
지역사회·공익 1조원·서민금융 4601억원 등 상생금융 지원 노력
특집 페이지 통해 집계 반영되지 않는 정성적 항목도 빠짐없이 소개
“고금리 장기화로 은행의 사회적 역할 강조..올해 지원 규모 더 늘 것”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5.29 11:3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이자장사’와 ‘돈 잔치’ 논란으로 촉발된 은행권 상생금융의 지난 1년 성적표가 나왔다. 은행들은 사회공헌활동 금액을 30% 이상 늘렸을 뿐만 아니라 집계가 어려운 다양한 정성 항목까지 보고서에 담아내며 상생금융의 의지를 피력했다.

2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총 금액은 1조6349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3969억원(32.1%)이 늘어난 규모다.

은행연합회에서 발간한 ‘2023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총 금액은 1조6349억원이다. (자료=은행연합회)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규모는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2019년 연간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이후 30%가 넘는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2022년 금융당국의 지적에 따라 사회공헌 실적기준을 재정비했음을 감안하면 은행들의 실제 사회공헌 활동 규모는 더욱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6대 활동분야별로 살펴보면 지역사회·공익에 가장 많은 1조121억원이 쓰였고 서민금융에 4601억원이 지원됐다. 이어 학술·교육(765억원), 메세나·체육(635억원), 환경(112억원), 글로벌(115억원) 순으로 지원 규모가 컸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로 대변되는 ‘3고 현상’에 따라 어려움을 겪었던 소상공인·자영업자 취약계층에 대해 은행권이 지원을 강화하고자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의 사회공헌 활동 지출액이 262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하나은행은 지난해에도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사회공헌금을 지출했다.

이어 ▲KB국민은행 2578억원 ▲신한은행 2537억원 ▲우리은행 2026억원 ▲NH농협은행 1863억원 등의 순이다.

지역사회·공익 및 서민금융 분야만 놓고 보면 신한은행이 2459억원으로 지원 규모가 가장 컸고 이어 ▲하나은행 2316억원 ▲국민은행 2204억원 ▲우리은행 1981억원 ▲농협은행 1676억원 등의 순이다.

은행권은 이번 보고서에 사회공헌 노력을 충실히 담기 위해 기관별 내용을 보강하고 사회공헌 실적 집계에 반영되지 않은 ‘상생금융 및 추가활동’과 같은 정성적 활동도 담아냈다.

신한은행은 상생금융 종합지원안 발표 및 연간 상생금융 지원 추진을 주요 활동으로 꼽았다. 신한은행은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국민과 상생을 위해 총 1623억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발표했다. 개인고객 금리 인하 및 소상공인 특화상품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우리은행은 상생금융 일환으로 서민금유대출 상품을 성실하게 상환한 고객 약 7만1000명에게 59억원의 규모의 원금 1%를 지원한 상생금융 활동을 소개했다. 우리은행은 해당 프로그램으로 금융감독원 주관 ‘제2회 상생·협력 금융사품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하나은행은 ‘하나돌봄 어린이집’ 개소를 주요 사회공헌 활동으로 꼽았다. 보건복지부 및 지자체와 협력해 ‘주말·공휴일형 어린이집’과 ‘365 어린이집’ 50개소를 선정하고 양질의 보육 서비스와 안정적인 보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올해 하나금융은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금융소비자와의 고통 분담과 상생을 위한 금리 인하 프로그램을 주요 상생금융 활동으로 꼽았다.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전 상품에 대한 금리 인하를 통해 연 1100억원 이상의 이자 경감을 지원한 내용이다. 기업고객에 대해서도 연체이자율 인하 등으로 연 800억원 이상의 이자를 절감해 줬다.

농협은행은 사회공헌 집계에는 빠졌지만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성장 토대를 구축하고 위해 매년 지원하고 있는 농업지원사업을 내세웠다. 지난해에는 3306억원 규모의 농업지원사업비를 통해 농축산물 생산·유통 활성화, 안정적인 영농환경 구축 등을 지원했다.

그간 사회공헌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작년 사회공헌 활동을 크게 늘렸다. 인뱅 3사의 사회공헌 활동 지출액 규모만 놓고 봐도 전년대비 3배 넘게 늘어난 15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가 가장 많은 98억원을 사회공헌 활동에 썼고 이어 토스뱅크 34억원, 케이뱅크 18억원을 투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은행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은행별로 사회공헌 활동을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 들어 2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추진 중이라서 올해 사회공헌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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