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삼성전자가 XR(확장현실)과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성장 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사업 부문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기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30일 IT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실적 악화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기존 사업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AI 붐으로 수요가 급증한 고성능 D램과 HBM 시장에서 경쟁사에 뒤처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XR과 AI를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의 핵심 기술로 보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AI 생태계 확장과 XR 플랫폼 개발은 단순한 제품 라인업을 넘어섰다. 이는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갤럭시 AI 생태계 확장..연말까지 2억대 목표
업계에 따르면 온디바이스 AI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BI 리서치는 최근 2030년까지 AI 칩셋 출하량이 13억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AI 생태계 확장 전략이 시장 흐름과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스마트폰에서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가전제품으로 빠르게 확대 적용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은 최근 "갤럭시 탭, 북, 워치, 링, 버즈 등 다양한 제품에 AI 경험을 확대 적용해 생태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AI 기능을 통해 제품 간 연결성을 강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갤럭시 AI가 지원되는 기기는 30여 종에 이른다. 연말까지 글로벌 2억대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목표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향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가 ‘얼마나 넓고 깊은 AI 생태계를 구축했느냐’로 판가름 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통해 500만개 이상의 기기를 연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집 안팎의 모든 삼성 AI 제품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 개방적 온디바이스, XR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
XR 시장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는 XR시장 규모가 연평균 34.94% 성장해 2029년까지 4723억9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함께 'XR 동맹'을 구축하고 연내 새로운 XR 플랫폼 공개를 예고한 것은 이러한 시장 전망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경쟁 심화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AI와 XR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퀄컴은 최근 XR 기기용 '스냅드래곤 XR2+ 2세대 플랫폼'을 공개했는데, 이는 초당 90프레임, 4.3K 해상도의 공간 컴퓨팅을 지원한다7. 삼성전자의 차기 XR 기기에 이 칩셋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구글은 XR 기기용 운영체제(OS)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XR 환경으로 확장해 개발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XR 기기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스마트 안경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애플의 비전 프로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 XR 기술을 더 많은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애플과 같은 경쟁사들이 온디바이스 AI에 보수적인 접근을 보이는 상황에서 삼성의 적극적인 온디바이스 AI 개발은 XR 시장에서의 차별화 요소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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