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 SKT 에이닷 전화, 개인비서 역할 톡톡..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은 우려

AI 예측 기능인 '최근 주요 AI제안'..비지니스에 최적화
개인정보 2년 간 저장·보관..서비스 탈퇴해도 바로 삭제 안돼

임윤희 기자 승인 2024.10.17 09:42 | 최종 수정 2024.10.17 09:43 의견 0

로봇이 주문한 음식을 자리로 배달해주는 시대다. 키오스크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X세대 기자가 최신 IT 기술을 직접 '해보고' 전달한다. 얼리어답터는 넘보지 못해도 트렌트에 뒤쳐지기 싫다면 주목. 최신 IT 트렌트를 체험하면서 급변하는 세상을 뒤따라본다. -편집자주-

SK텔레콤의 'T전화'가 AI 기능을 탑재한 '에이닷 전화'로 진화했다. (자료=SK텔레콤)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SK텔레콤의 'T전화'가 AI 기능을 탑재한 '에이닷 전화'로 진화했다. 에이닷 전화는 비지니스에 최적화된 기능의 편리함과 개인정보에 대한 개선점이 눈에 띈다.

최근 SK텔레콤은 T전화 앱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도화하고 이름도 ‘에이닷 전화’로 변경했다. SK텔레콤이 작년 9월 내놓은 AI 비서 서비스 앱인 ‘에이닷’을 ‘T전화’와 접목한 것이다.

AI 예측기능 더해져 비지니스 최적화

기존 T전화의 강점이었던 스팸 차단 기능은 더욱 강화됐다. AI가 실시간으로 스팸과 보이스피싱을 탐지하고 차단해주는 기능은 안전한 통화 환경을 제공했다. 핸드폰이 여러번 바뀌는동안 유지했던 T전화를 이용한 가장 큰 이유다.

이에 더해 AI 기능이 더해져 스마트폰에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통역콜 기능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사용자들에게 유용하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간 실시간 동시통역을 제공하는 이 기능은 언어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통화 요약 기능이다. AI가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해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다. 업무 관련 통화에서 특히 유용하다.

AI 예측 기능도 눈에 띈다. 발신자 정보를 미리 알려주고 대화 팁을 제공하여 원활한 소통에 도움이 됐다. 특히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통화에서 편리하다.

에이닷 전화로 업그레이드 이후 처음 만나는 모 기업의 팀장과 전화로 미팅 일정을 조율했다. (자료=임윤희 기자)

에이닷 전화로 업그레이드 이후 처음 만나는 모 기업의 팀장과 전화로 미팅 일정을 조율했다. 에이닷 전화는 통화내용을 요약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근 주요 AI제안' 탭에 이 같은 일정을 안내한다.

또 내일 보자는 이야기를 한 가족과의 대화를 요약해 다음날 AI가 가족과의 만남을 제안하기도 했다. 통화 내용은 상세보기에 카카오톡 대화 목록형식으로 풀어져 세부 대화내용이 모조리 화면에 나타난다.

대화내용의 요약 수준이 완벽에 가깝다. 업무전화에는 유용한 내용이지만 사적인 대화로 넘어가 내용을 살펴보니 무서울 지경이다. 디테일한 내용에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가 든다.

개인정보 보호와 편의성 사이 균형 필요해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SK텔레콤 에이닷 전화에 대해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 의원은 에이닷 전화가 해당 통화요약 내용은 물론 텍스트·음성·이미지·영상·문서·파일 등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까지 수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해당 텍스트·음성 정보에 대해 2년 간 저장·보관하겠다며 서비스를 탈퇴해도 즉각 정보가 삭제되는 게 아니라고 명시했다.

황 의원은 "구글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도 서비스 이용을 핑계로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해 과징금을 처분받은 바 있어 서비스 탈퇴 이후까지 통화 내용 등을 저장해두겠다는 건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며 "광범위한 정보 수집이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인지도 의문이라 관계부처가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적한 바와 같이 에이닷 전화가 수집하는 정보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 통화 내용뿐만 아니라 미디어 이용 이력, 외부 서비스 로그인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수집한다는 점은 불안감을 느끼게한다.

특히 이 정보들이 2년간 저장되고, 서비스 탈퇴 후에도 즉시 삭제되지 않는다는 점은 더욱 우려스럽다. 스마트폰 분실 시 이런 정보들이 악용될 가능성을 생각하면 보다 강력한 보안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SK텔레콤 측은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한 뒤 서버로 전송하지만 요약 후 바로 삭제하고, 요약 내용은 암호화 처리돼 통신사도 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수집되는 정보의 범위와 보관 기간에 대한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닷 전화는 분명 혁신적인 서비스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편의성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며 "사용자가 수집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옵션이나, 저장된 정보에 대한 더 강력한 보안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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