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리스크’ 카카오뱅크, 역대급 실적..“라이선스 취득·제휴 확대 노력”

반기·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기록
안정적 가계대출 관리 속 포용금융·건전성 모두 챙겨
MAU 떨어지는데..대주주 적격성 이슈로 신사업 진출 제한
“특정 영역에 국한..라이선스 취득 및 제휴 확대 노력 중”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8.07 11:55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가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대주주 적격성 이슈로 향후 신규 사업 진출이 제한된 상황이지만 개별적인 라이선스 취득은 물론 기존 사업자와의 제휴·협력을 통해 사업을 지속적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7일 상반기 경영 실적 발표에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182억원, 당기순이익은 2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2%, 25.9%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 영업이익 및 단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1.9%, 46.6% 증가한 1698억원과 1202억원으로 집계됐다.

7일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182억원, 당기순이익은 2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2%, 25.9% 증가했다. (자료=카카오뱅크)

■ 안정적 대출 관리, 플랫폼 수익 본격화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말 수신, 여신 잔액은 각각 53조4000억원과 42조6000억원이다.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56.9%로 증가해 은행권 평균(38.5%)과의 격차를 벌렸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적극 동참한 결과 2분기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약 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분기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저신용대출 공급액과 유사한 규모다.

상반기 말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대출 평잔 및 비중은 약 4조7000억원, 32.5%으로 역대 최고치다.

포용금융과 함께 건전성도 확보했다.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2분기 연체율은 전분기 수준인 0.48%를 유지했다. 대손비용률(CCR)은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3개 분기 연속 개선되며 지난해 2분기 말 대비 22bp 하락한 0.53%를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은 2.17%를 기록해 지난 분기 수준을 유지했으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지난해 말 37.3%에서 35.4%로 개선됐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수익을 다각화했다.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1417억원이다. 특히 플랫폼 수익이 지난해보다 19% 늘어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상반기 카카오뱅크 앱에서 제휴 금융사의 대출을 실행한 건수와 금액은 각각 10만4000건, 1조2938억원으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투자 서비스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상반기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제휴 증권사 계좌 개설 좌수와 카카오뱅크 앱 내 주식 거래 서비스 거래대금이 증가했다. 펀드 판매 서비스의 펀드 잔고는 전분기 대비 2배로 증가하고 지난달 출시한 ‘공모주 청약 서비스’ 이용자 수가 한 달만에 35만 명을 넘어섰다.

체크카드 및 펌뱅킹 수익, 광고 비즈니스 등 수수료·플랫폼 사업이 고르게 성장한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금융 서비스와 혜택형 서비스 라인업을 확대하며 ‘금융+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진화도 거듭하고 있다.

최근 ‘브랜드 쿠폰’, ‘통신비 아끼기 서비스’를 출시한 카카오뱅크는 8월 중 모든 혜택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메뉴도 모바일 앱 내 신설할 계획이다.

■ 발목 잡는 대주주 리스크..“특정 영역에 국한”

카카오뱅크의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혐의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대주주 리스크가 당장 카카오뱅크의 영업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한 신사업 인허가가 막힌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이와 관련 증권사 애널리스크의 우려가 나왔다.

골드만삭스증권의 박신영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으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축소됐다”며 “최근 대주주 적격성 이슈가 제기되고 있어서 앞으로 어떤 식으로 유저 액티비티를 강화할 계획인가?”라고 물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해 신규 진출이 제한돼 있는 영역은 크게 신용카드와 마이데이터, CB(신용평가)업과 같은 특정한 영역에 국한돼 있다”며 “나머지 영역은 개별 법령을 살펴보면 명시적으로 제한돼 있지는 않고 금융당국의 재량적 판단에 따라 추가 인가가 주어질 수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뱅크는 투자 영역에서는 투자자문업, 보험 영역에서는 방카슈랑스 관련해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탁업과 관련해서도 금융당국과의 협의 하에 추가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개별 인가 취득과는 별개로 기존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회사와의 제휴 형태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도 추진 중이다.

김 COO는 “예를 들어 신용카드 인가 취득에는 직접적 제약이 있다 보니 기존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카드와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를 카카오뱅크 앱에서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협의하고 있다”며 “정부 당국이 적극 장려하고 있는 혁신금융, 카카오뱅크 서비스와 가장 잘 결합될 수 있는 외부의 서비스 도입하는 방식에 대해서 적극 검토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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