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예대금리차 확대된 카카오뱅크..대출금리도 못 내리고 ‘진퇴양난’

가계예대금리차 0.97%P→1.17%P→1.27%P..연초 대비 2배 가까이 확대
여신금리 소폭 오른 가운데 수신금리 크게 내려..5대 시중은행과 반대 행보
예대금리차 확대 비난 커지는데..당국 눈치에 주담대 금리 인하도 묶여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7.01 10:58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올해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소폭 줄거나 예년 수준을 유지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나홀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예대금리차 축소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 인하 조치가 필요하지만 당국 눈치에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카카오뱅크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1.27%포인트로 5대 시중은행 평균 0.70%포인트 대비 0.57%포인트 높았다. (자료=카카오뱅크)

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의 은행별 예대금리차 비교공시를 보면 지난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카카오뱅크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1.27%포인트였다. 이는 5대 시중은행 평균 예대금리차인 0.70%포인트 대비 0.5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체 은행권에서 카카오뱅크보다 예대금리차가 큰 곳은 특수은행인 Sh수협은행, 외국계은행 SC제일·한국시티은행, 지방은행인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 뿐이다.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가 원래 컸던 것은 아니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0.59%포인트로 전체 은행권에서 낮은 수준의 예대금리차를 보였다. 하지만 3월 0.96%포인트, 4월 1.15%포인트로 확대된 데 이어 5월에는 1.26%포인트로 계속 격차를 키웠다.

올 들어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 평균이 0.83%포인트에서 0.70%포인트로 감소세인 것과 비교하면 반대 행보다.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 확대는 가계대출금리는 인상한 반면 예금금리는 큰 폭으로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년 넘게 3.50%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시중은행들은 시장금리 인하를 반영해 여수신 금리를 동반해서 인하 중인 것과는 상반된다.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금리(정책서민금융 제외)는 올 들어 4.23%에서 4.40%로 0.17%포인트 인상됐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가계대출금리는 4.46%에서 4.43%로 오히려 낮아졌다.

카카오뱅크의 저축성수신금리는 올 들어 3.56%에서 3.14%로 0.42%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저축성수신금리가 3.63%에서 3.56%로 소폭 낮아진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컸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도 저축성수신금리가 3.66%에서 3.44%로 낮아졌지만 가계대출금리가 4.24%에서 4.26%로 0.02%포인트 인상되는 데 그치면서 낮은 예대금리차를 유지할 수 있었다.

토스뱅크도 저축성수신금리가 3.45%에서 3.01%로 크게 낮아졌지만 가계대출금리를 6.55%에서 6.44%로 낮추면서 예대금리차 인상폭을 줄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여수신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조정하다보니 생기는 이슈”라면서 “수신 상품의 경우에는 시장금리 자체가 좀 떨어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맞춰 조정하다보니까 예대금리차가 소폭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도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 확대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대환대출 플랫폼이 도입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으로 대환 수요가 몰렸다. 문제는 주담대 편중이 인터넷은행 인가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금리인하에 제동이 걸렸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 지난달 13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이 가장 손쉽게 자산·수익을 성장시킬 방법은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인데 대환은 다른 은행이 심사해서 이자 잘 내던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주면서 뺏어오는 것”이라며 “이런 영업은 저희가 생각한 혁신·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분간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카카오뱅크가 금리 낮춰 예대금리차 확대 폭을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초기에만 해도 당국에서도 금리인하 경쟁을 열심히 하라는 분위기였지만 현재는 인터넷은행으로 대출이 몰리는 그림을 원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금리 내리면 갈아타기 수요가 몰릴 수 있어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금리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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