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손해율 80% 임박한 자동차보험..안전운전 특약, 해결책 되나
빅5 손보사 5월 말 평균 손해율 79.6%..장마 앞두고 관리 비상
손보업계, 할인 특약 UBI 상품 출시 이어..안전운전 활성화 유인
보험연구원, UBI 통한 사고율 감소 기대..상품 확대 지원 필요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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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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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본격적인 장마에 앞서 자동차보험의 누적 손해율이 전년보다 높게 나타나며 손해보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손해보험사들이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는 가운데 사용량기반보험(UBI)의 확대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 5곳(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올해 1~5월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9.36%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6.84%였던 것과 비교해 2.54%포인트 오른 것이다.
보험회사별로 현대해상의 손해율이 81.2%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삼성화재가 79.2%를 기록했으며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각각 79.4%와 78.6%로 확인됐다. 상위 5개 손보사 중 손해율이 가장 낮았던 곳은 DB손해보험으로 78.5%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사업비용을 약 20% 수준으로 집행하고 있어 손익분기점은 손해율 80% 수준으로 여겨진다. 손해율이 80%를 초과하는 경우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을 적자 상태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코로나19 이후 이동량이 회복됐으며 지난 5월 어린이날을 비롯한 연휴기간 교통량 상승과 함께 자동차 사고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여름은 라니냐의 영향으로 침수피해가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돼 손해율은 향후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침수 사고가 반영되기 전에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인 80%에 임박하자 손보사들은 UBI 상품으로 고객들의 안전운전 독려에 나섰다.
UBI 상품은 운전자의 주행거리나 운전 습관 등 차량으로부터 얻은 주행 정보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책정하는 상품이다. 주로 주행거리나 안전운전 할인 특약을 통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국내 손보사들은 주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인 티맵(Tmap)과 협업해 특약 형태로 UBI 상품을 출시해 왔다.
먼저 KB손해보험은 티맵을 켜두고 안전운전을 하는 고객에게 보험료를 최대 16.1%까지 할인해 주는 티맵 안전운전할인 특약을 선보였다. 티맵의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 할인 수준이 조정되며 누적 운전거리 1000km, 점수 65점 이상인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캐롯손해보험도 자동차보험에 티맵 안전운전할인 특별약관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6개월간 누적 운전거리 500km와 안전운전 점수가 70점 이상인 경우 가입 가능하며 최대 9%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다이렉트 착의 운전습관점수를 활용한 ‘착한드라이브 할인 특약’을 선보였다. 통신사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플랫폼을 활용했으며 직전 180일간 1000km 이상 주행하고 산출된 운전 점수가 71점 이상이면 할인이 적용된다.
연령에 따라 만 40세 이상은 13.5%, 만 39세 이하는 16%까지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UBI 상품은 운전 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 주기에 고객의 안전운전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며 “결과적으로 안전운전을 통해 보험료 할인 혜택뿐 아니라 실수나 운전미숙으로 발생 가능한 사고들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UBI 상품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을 낮추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UBI 상품 도입 후 보험금 청구건수가 12% 감소하는 등 안전운전에 대한 보험료 할인이 사고율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지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보험료 할인이 다시 안전운전에 대한 유인이 될 수 있어 상품 확대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UBI 시장은 안전운전자에 대한 보험료 할인과 적용 대상 장치, 소비자 인식이 확대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커넥티드카의 증가가 예견되는 만큼 차량을 이용한 UBI 상품 가입이 용이해질 수 있도록 차량데이터 공유에 대한 소비자 권리를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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