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앞두고 증가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손실구간 넘어 보험료 인상 부르나

5대 손보사, 4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80.5%..봄철 이용량 증가 영향
보험연구원 "보험료 인하∙물적 담보 비용 증가 손해율 악화 견인"
업계, 자동차보험 계절성 리스크 ‘주시’..보험료 인상 우려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6.04 10:4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여름을 앞두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경고등이 켜졌다. 손해보험사들이 상생금융의 목적으로 보험료를 인하했지만 물가 상승에 따른 수리비 인상과 봄철 자동차 이용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름 이후 장마와 침수피해에 따라 추가적인 손해율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보험료 인상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봄철 차동차 이용량이 증가하자 5대 손해보험사의 지난 4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평균 80.5%를 기록했다. (자료=픽사베이)

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대형 손해보험사 5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0.5%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76.1%였던 것과 비교해 4.4%포인트 상승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사고가 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받은 수입보험료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의 사업비율을 약 20%로 운영하고 있어 80%의 손해율을 손익분기점의 마지노선으로 여긴다.

회사별로는 5대 손보사 중 현대해상의 손해율이 82.1%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이 각각 81.5%, 81%를 기록했고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78.9%, 78.8%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확인 결과 다수의 손보사들이 손익분기점을 넘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약 1.1% 차이로 손실구간을 벗어났다.

앞서 손보사들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상생금융의 목적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3년 연속 인하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자동차 이동량이 줄고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감소해 보험료를 인하했음에도 손해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올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다시금 우상향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고 건수는 감소했지만 물가 상승 영향으로 수리비와 치료비 등 물적 담보 비용이 상승해 손해율까지 악화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차량수리비는 2013년 110만원에서 2022년 161만원으로 증가했다. 신규차량의 평균 가격도 2020년 3984만원에서 지난해 4922만원으로 크게 인상됐다. 대물 중심으로 물적담보 비용이 높아지자 전체 원수보험금에서 물적담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0.2%로 2년 사이 약 2.5% 확대됐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료 인하 효과가 지속되고 사고당 손해액이 계속 증가한다면 향후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기록했고 대형 손보사의 보험료 인하가 컸던 만큼 손해율도 악화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누적된 보험료 인하와 물적 담보 비용에 더해 계절적 요인이 손해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여름과 겨울에 크게 오르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여름철 집중호우와 겨울철 폭설로 사고 건수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침수피해 규모는 151억원으로 전년 대비 735억원 감소해 결과 보험료 인하를 결정했음에도 손해율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차량 이동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오르지만 1년 치 손해율은 폭우와 폭설로 인한 사고가 얼마나 발생하는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며 “지난해에는 여름철 침수피해가 적어 손해율이 안정됐지만 이번 여름에는 폭우가 예상되고 휴가철 이동량도 증가할 것으로 평가돼 손해율이 상승할 가능성은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올해 급증하고 있는 손해율 관리를 위해 보험사들이 다시 보험료를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천 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향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리스크를 반영한 보험요율 적용과 사고 감소 유도, 보험금 누수 억제 등을 위한 환경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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