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줄자 연회비 확보에 집중”..카드업계, 프리미엄 카드 ‘각축전’

카드사 1분기 연회비 수익 3649억원..수익 구조 다변화 시도
컬러 전략 내세운 현대..우리∙하나, 신규 상품 출시로 ‘추격’
높은 연회비 프리미엄 카드..카드업계, 수익성·연체율 안정 효과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6.10 11:18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카드사들이 줄어드는 수수료 수입을 만회하고자 프리미엄 카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가맹 수수료가 계속해서 인하됨에 따라 연회비를 통해 실적을 유지할 수 있고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카드 서밋(왼쪽), 우리카드 디어 쇼퍼(가운데), 하나카드 제이드 클래식(오른쪽)
(자료=각사)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업 카드사 7곳(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의 연회비 수익은 총 36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상승했다.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카드사는 하나카드로 전년 동기 대비 19.1% 상승한 417억원의 연회비 수익을 기록했다.

수익 규모가 가장 컸던 카드사는 현대카드로 1분기 792억원을 달성했다. 이어 삼성카드(727억원), 신한카드(612억원), KB국민카드(465억원) 순으로 연회비 수익이 컸으며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365억원, 271억원의 수익을 남겼다.

연회비 수익의 증가는 카드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고신용자를 겨냥해 프리미엄 카드 라인업을 확장한 효과로 평가된다.

프리미엄 카드는 일반 신용카드와 비교해 고액의 연회비를 내야 하는 카드다. 일반적으로 비싼 연회비를 감당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나 고신용자가 주로 발급하며 카드 실적도 수십 수백만원에 달한다.

프리미엄 카드의 선두 주자는 현대카드로 평가된다. 현대카드는 일찍이 더 블랙, 더 퍼플 등 색상기반으로 프리미엄 카드 상품을 구분해서 판매해 왔다. 이어 지난달에는 연회비 20만원의 신규 브리미엄 카드인 서밋과 MX블랙에디션2를 선보였다.

서밋 카드는 기존 프리미엄 카드와 달리 M포인트 5% 적립 혜택을 일상 영역 업종에서 제공한다. MX블랙에디션2는 작년 9월 단종된 MX블랙 카드의 후속 상품이다.

우리카드도 프리미엄 카드 상품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11월 최상위층 대상으로 연회비 250만원의 투체어스 카드를 출시했다. 이어 1월에는 고신용자 고객 대상 프리미엄 카드인 카드의 정석 디어(Dear) 시리즈 출시해 라인업을 확장했다.

디어 시리즈는 쇼퍼와 트래블러 2종으로 구성되며 연회비는 15만원이다. 호텔이나 네이버페이 혜택이 포함된 프리미엄 기프트를 연 1회 10만원 상당으로 제공하고 카드에 따라 쇼퍼는 쇼핑 5% 적립, 트래블러는 여행 5%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나카드 역시 지난 2월 신규 브랜드 제이드(JADE)를 론칭하면서 프리미엄 카드 시장에 발을 들였다. 신규 브랜드의 첫 카드 제이드 클래식의 연회비는 국내 11만5000원, 해외 12만원이며 연 3회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난 2월 공개한 제이드 클래식에 이어 이번 달 중 신규 제이드 카드 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며 “새로 출시될 프리미엄 카드 3종은 제이드 클래식보다 높은 연회비로 나오는 대신 혜택도 강화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 상품 강화에 나선 것은 수수료 수익 감소와 연체율 상승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카드업계는 그동안 가맹점 수수료를 핵심 수익원으로 두고 여·수신 사업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적격비용 재산정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맹 수수료율은 14차례 연속 인하됐다. 수수료율이 감소하면서 7개 전업카드사의 전체 수익 중 수수료 수익이 차지한 비율은 2018년 30.54%에서 지난해 23.2%로 줄었다.

고금리·고물가 장가화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말 전업카드사 8곳의 평균 연체율도 지난해 말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1.84%를 기록했다. 중·저신용자의 대출 서비스 이용까지 증가하고 있어 건전성 관리를 위한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연체 가능성이 낮고 매출 규모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를 통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경제 흐름과 관계없이 꾸준히 소비활동을 하는 우량 고객 모집을 위해 프리미엄 카드를 내세우고 있다”며 “연회비와 높은 구매력으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고 건전성 리스크까지 낮출 수 있어 프리미엄 카드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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