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돌아온 가맹 수수료율 재산정..카드업계 "또 내리라고? 그럼 혜택도 더 줄여야"
14차례 인하된 가맹 수수료율..카드업계, 수수료 수익 감소 ‘심각’
TF 활동 ‘유명무실’ 에 판매카드∙무이자 기간↓..혜택 축소 현실화
1분기 불황형 흑자에도 이어진 요율 인하 주장..카드사, ‘난색’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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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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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올해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을 앞두고 다시 인하전망이 나오자 카드업계가 난감해 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고금리와 경기침제 장기화로 영업비용까지 절감시켜 실적은 방어했다. 하지만 수수료율이 낮아질 경우 건전성 관리가 힘들어지고 신용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이 불가능해질거라 우려한다.
22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3년 주기로 돌아오는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가맹 수수료는 적격비용 재산정제도에 따라 3년 주기로 새로 논의되지만 계속되는 요율 인하와 수수료 수익 감소에 카드업계는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지난 2012년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는 1.5~2.12%였으나 지금까지 14차례 연속 인하하며 현재 0.5~1.5%로 내려갔다.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은 2018년 연 매출 2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돼 전체 가맹점 중 약 95%가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율 감소와 우대 적용대상 확대에 카드사 수익 중 가맹 수수료 수익도 줄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가맹 수수료 수익은 5조3500억원으로 전체 수익 중 23.2%에 불과했다. 2018년 30.54%를 차지한 것과 비교해 7.34%포인트 감소한 것.
이에 금융당국은 2022년 카드사의 가맹 수수료 이익 저하에 따른 카드론 확대·소비자 혜택 축소를 미리 방지하고자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를 출범했다. 그러나 2년이 넘은 시간 동안 TF는 이렇다 할 개선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TF의 성과가 지지부진한 사이 수수료 수익 감소 타격이 누적된 카드사들은 발급 카드를 대폭 줄이며 비용 효율화에 나섰다. 8개 전업 카드사(BC카드 포함)는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485종을 단종했고 12개월까지 지원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도 대부분 3~6개월 정도로 축소했다.
TF 구성 당시 우려했던 소비자 혜택 감소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 수수료는 계속해서 줄어드는데 카드론 신청까지 늘자 연체율도 덩달아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건전성 관리가 시급해진 카드사들이 어쩔 수 없이 판매 카드를 줄이면서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BC카드와 NH농협카드를 포함한 9개 전업카드사의 4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9조9644억원으로 한 달 사이 4823억원 늘었고 연체액도 2조원을 웃돌았다. 이에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확보하며 건전성 관리에 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1분기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자 가맹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0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박춘섭 경제수석에게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수수료 인하 관련 대책 마련을 주문하면서 정부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분석이 이어졌다.
카드업계는 다시 시작된 수수료율 인하 압박에 당혹해 하고 있다. 특히 1분기 실적은 영업비용을 절감해 반사적으로 나타난 '불황형 흑자'여서 업황 자체가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계속해서 줄어들면 대출 판매를 늘려 손실을 메울 수밖에 없어 사실상 캐피탈사와 다를 바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수수료를 낮추는 데 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카드업계가 캐피탈사와 달리 신용판매사로서 역할을 계속하도록 결제 과정에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특히 결제 업권의 공생을 위해 신용판매사·간편결제사·캐피탈사의 영역 구분을 명확하게 하는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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