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위기 극복 의지..공동대표 체제로 변화일으킬까

하재인 기자 승인 2024.03.20 14:54 | 최종 수정 2024.03.20 14:58 의견 0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와 박병무 대표 내정자가 20일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해 공동대표 체제 도입 후 엔씨소프트의 변화 방향과 목적을 설명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 내정자. (자료=엔씨소프트)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를 통한 위기 극복 의지를 드러냈다.

엔씨소프트는 20일 온라인 설명회에서 공동대표 체제 도입과 관련한 향후 변화와 목적을 설명했다.

김택진 대표는 CEO 겸 CCO로서 엔씨소프트의 게임 개발과 사업에 집중한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재미 제공 게임 개발 ▲해외 시장 타겟 게임 개발 ▲새로운 게임 개발 방법 개척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중 최우선 주력 분야는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게임 개발이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기존 IP 기반 스핀오프 게임과 MMO 슈팅·샌드박스·RTS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와 수집형 RPG ‘프로젝트 BSS’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도전 중이라는 언급도 했다. 차세대 MMORPG ‘아이온2’를 통한 한 층 더 높은 게임 플레이도 만들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해외 시장 타겟 게임 개발을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쓰론 앤 리버티’의 개발 테스트를 아마존게임즈와 현지에서 진행 중이다. ‘블레이드 & 소울2’도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소니와는 양사 IP와 기술력을 활용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새로운 협력을 논의하는 해외 미팅 일정도 잡혀 있는 상태다.

새로운 게임 개발 방법 개척에서는 AI(인공지능)와 새로운 리더 양성이 핵심으로 제기됐다.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도입해 비용 효율화와 제작 기간 단축으로 창작 집중성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현재는 개발한 게임이 성공하더라도 지속성을 유지하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창의력이 뛰어난 신규 인재를 발굴하고 회사 자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엔씨소프트의 경영 시스템과 내실을 강화한다. 엔씨소프트의 지속 성장을 목표로 ▲경영 효율화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 ▲글로벌화를 위한 기반 구축 ▲IP 확보와 신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M&A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 내정자는 “엔씨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다양한 IP ▲IP를 개발하고 라이브 서비스를 운영했던 내부 인재 ▲성공과 실패 투자 경험과 충성심 높은 조직이 있다는 점 ▲3조원 이상 자금 동원 능력이라는 자산이 있다”며 “김택진 대표와 함께 원팀으로 엔씨 자산의 잠재력을 꽃 피워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경영 효율화는 재무적인 수치만을 기반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중복된 기능을 효율화하는 선택과 집중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숫자에만 치중한 효율화는 기업의 경쟁력과 뿌리를 없앨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더해 김택진 대표가 추진하는 세계화는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엔씨소프트가 쌓는 경험들을 내재화해 조직을 공고히 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IP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M&A 계획도 공개했다. 엔씨소프트에 부족한 장르 IP 확보를 위한 국내외 게임사 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언급하며 ▲사업적 시너지 ▲미래 성장 동력 ▲재무적 도움의 관점에 부합하는 M&A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진행된 온라인 설명회에서는 리니지 IP 한계에 대한 지적·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영향·저작권 소송 관련 입장·신사옥 및 야구단 운영 주주 우려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입장이 발표됐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 내정자. (자료=엔씨소프트)

이날 온라인 설명회에서는 리니지 IP의 한계에 대한 지적과 관련한 김택진 대표의 의견도 발표됐다. 김 대표는 리니지라이크가 하나의 장르로 부를 만큼 경쟁이 심해졌고 저작권 침해도 심각해졌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만큼 리니지라이크가 튼튼한 고객 시장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시장에서 엔씨소프트의 경쟁력을 더 보강하는 준비가 진행 중이다.

오는 22일 시행 예정인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의 영향과 준비 상황에 대한 답변도 나왔다. 박병무 내정자는 엔씨소프트가 법안에 대한 준비를 몇 달 전부터 내부에서 준비했다며 시행 시점에서는 모든 준비가 완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상반기에 게임 내부 확률 정보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저작권 소송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박 내정자는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을 카피하는 건 의욕을 상실시킬 뿐 아니라 한국 게임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며 “엔씨소프트가 모든 리니지라이크에 대해 소송을 걸고 법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아니다. 법적 권리 침해가 명백하면서도 도가 지나칠 경우에만 법적 조치를 진행했고 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실적 둔화 상황에서의 신사옥 건립과 NC다이노스 야구단 운영에 대한 주주 우려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입장도 전했다.

박 내정자는 신사옥에 대해 착공 시점으로 인한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신사옥 건립은 최근 결정된 게 아닌 지난 2020년부터 추진된 사안이라는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신사옥 부지 건축을 하지 않거나 지연시키는 경우 패널티를 물게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은 인식하고 있기에 이를 효율적으로 유동화해 더 높은 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NC다이노스와 관련해서는 “지난해부터 신중히 검토했지만 신규 게임 마케팅·우수 인재 모집·시너지 등 긍정적 측면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편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답변했다.

이어 “수익성 확보라는 재무적 측면은 매우 중요하나 재무적 측면만 보고 모든 것을 추진하면 기업 자체의 장기 경쟁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