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최애적금, 팬덤 마음 훔쳤다..‘명칭 오인’ 논란은 옥에 티

사전 신청 40만 몰린 최애적금..출시 첫날 트위터 트랜드 1위
아이돌 팬덤, 계좌 커버 활발히 공유..개성 중시 Z세대에 통했다
보통예금인데도 ‘적금’ 홍보..명칭 오인에 “금리 낮다” 논란도
“수시입출금 가능한 보통예금이 더 유리..가입 시 안내 강화할 것”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4.20 11:30 | 최종 수정 2023.04.24 09:15 의견 0
18일 카카오뱅크 김영림 시그니처캠프 서비스오너가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열린 '2023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카카오뱅크가 새롭게 선보이는 '최애적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의 최애적금이 출시 초기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다만 보통예금임에도 ‘적금’이라는 명칭 사용한데서 발생한 논란은 옥에 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8일 팬덤 기반 서비스 최애적금을 출시했다. 최애적금은 카카오뱅크의 신규 수신 상품인 기록통장의 첫 번째 서비스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과의 의미있는 순간마다 모으기 규칙을 통해 저축하고 저축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뱅크의 최애적금은 최근 1~2년 사이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나타난 특유의 ‘덕질 문화’에 영감을 받았다.

카카오뱅크는 여기에 디지털로 재해석을 가미했다. 자신만의 모으기 규칙을 설정해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버튼만 눌러 쉽고 빠르게 저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최애의 사진으로 직접 계좌 커버 꾸밀 수 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유 템플릿을 제공한다.

그간 최애적금을 하려면 자유적립식 적금이나 수시입출금 통장을 개설하고 규칙에 따라 수동으로 저축액을 입력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편리해진 셈이다.

최애적금 출시는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이들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에 자신의 최애적금 커버와 규칙을 공유하며 최애적금 상품 출시를 적극 알렸다. 최애적금 출시 첫날 한국 트위터 트랜드 토픽 1위에 오르며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사전 신청 단계에서 이미 40만명을 모은 카카오뱅크는 최애적금의 흥행에 자신감을 보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트위터나 카페에서 최애적금 커버가 공유되는 등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반려적금, 육아적금 등으로 설정해서 각자 필요에 따라 재밌게 활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애적금에 대해서 긍정적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보통예금임에도 최애적금이라는 명칭으로 홍보되고 있다는 점이 최대 논란이다.

적금은 일정 기간을 계약하고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금액을 적립해 계약 기간 만료 후 이를 이자와 함께 돌려 받는 상품이다.

반면 카카오뱅크 최애적금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보통예금이다. 가장 큰 차이는 금리다. 통상 적금은 보통예금 대비 금리가 더 높다. 카카오뱅크의 자유적금만 해도 이자가 4%다. 하지만 최애적금은 금리가 2%에 그쳐서 팬덤 사이에서도 금리가 너무 낮은 것 아니냐 볼멘 소리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최애적금이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보통예금인 만큼 2% 금리는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최애적금은 별칭처럼 붙었지만 상품은 기록통장이고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해서 2% 금리는 그래도 경쟁력이 있다”며 “적금은 중도 해지 시 중도 해지 금리가 적용되는 등 덕질을 통해 저금하려면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요금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최애적금은 출시 이전부터 명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 보통예금임에도 적금 명칭이 붙으면서 소비자들이 고금리 적금 상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가 최애적금 명칭을 이용하는 것은 팬덤 사이에서 이미 고유명사처럼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애적금이라는 이름을 가져오면 이들의 수요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김영림 카카오뱅크 시그니처캠프 서비스 오너(SO)는 18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팬들 사이에서 수년 전부터 최애적금이라는 용어가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기 때문에 그 용어랑 사용성을 그대로 옮겨오고자 하는 목적이 컸다”며 “이 상품의 특성이 사용자들의 활동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리 이외에 리워드를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소비자들이 최애적금에 가입하는 단계에서 금리 2%의 보통예금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하고 필요하면 명칭 변경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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