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층 추진 '은마 재건축' 급물살..삼성물산, 21년 전 시공권 유지되나
층수를 현재 35층에서 50층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시공사 의지 중요
서울 조례개정 '조합설립' 후 시공사 선정..21년전 추진위의 결정 '합리성' 의문제기될 수도
최경환
승인
2023.03.16 16:45 | 최종 수정 2023.03.16 16:47
의견
0
[한국정경신문=최경환 기자]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면서 시공권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컨소시엄의 자격 유지 문제가 재거론되고 있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GS건설은 2002년 재건축추진위원회 하에서 시공사로 선정됐으나 조합원들이 시공사의 기득권을 인정한 상태로 사업을 계속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구체적인 설계와 건축방안, 공사 조건 등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협상해야 하는데 현재 여러 조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지난해 10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고 올 하반기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최대 관심사는 층수를 현재 35층에서 50층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이다. 35층 설계안은 현재 4424가구를 5778가구로 늘리는 계획이다. 50층 이상으로 높일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대폭 늘어나 사업성이 좋아진다. 조합원들의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큰 설계변경과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시공사의 노하우와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보통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건설회사의 이런 의지를 확인하고 설계변경과 인허가 과정에 대한 확약을 받게 된다.
이미 시공사를 선정한 경우 조합측이 시공사와 협상과정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기 때문에 시공사 교체 요구가 조합원들로부터 분출될 여지는 충분하다.
시공사 교체는 재건축사업 추진 과정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삼성물산과 GS건설이 2021년 GTX-C사업 입찰을 포기한 것도 조합원의 의사를 존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민들은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는 노선을 반대하며 현대건설과 갈등 중이다.
최근 서울시의회가 조례 개정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10일 본회의를 열어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시공사 선정 시점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이후로 앞당기는 내용이다. 은마아파트는 아직 조합설립조차 되지 않은 상태지만 구법 하에서 이미 시공사를 선정했다. 현재 시각에서 보면 합리성이 떨어지는 결정으로 비칠 수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는 공식적으로 시공사를 교체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시공사 교체 과정에서 조합원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 재건축 추진이 또 지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빠른 시간 내에 재건축 사업을 완료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1979년 준공한 은마아파트는 1988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안전진단 3차례 탈락, 주민간 이견 등으로 표류하다 2002년 7월 재건축추진위가 삼성물산과 LG건설(현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서울시의 조례 개정이 법적으로 확보된 시공권을 소급해서 무효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공사로 선정된 뒤 20년이 넘은 만큼 사업 추진 일정에 따라 조합측과 구체적인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