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3底 극복치트키] ①이마트·롯데마트, 불황에도 점포 늘린다..“본업경쟁력 강화”

한국 경제가 저성장을 넘어 제로성장을 향해 가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면 1% 이하의 낮은 물가 상승률이 동반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복사판 수순이다. 이는 한국이 장기 경기 침체에 빠질 위기라는 경고다.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저성장·저물가 국면으로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가 저성장·저물가 국면에 진입하면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제한되고 자산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낮은 인플레이션이 굳어지면 실질 금리 하락을 제약한다. 결국 경기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의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저성장·저물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구조 개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 기술 혁신을 위한 대규모 투자 확대, 인공지능(AI) 규제 재검토, 신규기업 진입 활성 등 시장규제 완화가 중요한 과제다. 구조개혁은 자원배분의 효율성 제고를 통해 우리나라 경재의 성장 잠재력과 충격 복원력을 키운다는 점에서 궁극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주식시장의 ‘코리아디스카운트’ 해결도 시급한 과제다. 기업 수익성과 자산 가치에 비해 주식 가치가 크게 저평가 되고 있다. 기업들은 자사주 취득 및 소각, 밸류업 공시를 통해 저평가 돌파 노력을 기울인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가 병행돼야 체질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 단기적인 이벤트로는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결 할 수 없다. 지배구조 개혁이 동반되는 정책만이 저평가 분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한국정경신문 창간 15주년을 맞아 저성장, 저물가, 저평가를 돌파하기 위한 산업 분야별 기업들의 구조개혁과 정책을 짚어본다.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 유통기업들의 영업환경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4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고환율 기조가 수입 원자재 가격, 출고가 등에 전이되면서 가공식품·외식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식품업계는 출고가를 연달아 인상으로 소비심리 부진을 부추겼고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유통업계 타격도 이어졌다는 평가다.

홈플러스 사태로 자연스레 대형마트 3사로 꼽히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지속가능 성장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양 사는 그간 지속했던 점포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올해 외형 확장으로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고 온라인 채널과 연계해 효율을 끌어올리는 전략도 더한다.

■ 이마트, 공산 혁신 전략 통했다..트레이더스·대형마트 실적 개선

이마트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전방위 공간 혁신을 통한 본업경쟁력 강화 전략이 수익성 개선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이마트는 12일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으로 전년대비 3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7년 이후 8년 만에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연결기준 순매출은 전년대비 0.2% 증가한 7조 218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38.2% 증가한 1593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통합 매입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품 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에 힘써왔다. 이를 통해 확보한 가격 경쟁력을 고객 혜택으로 재투자하며 고객 수 증가와 실적 상승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것이 이마트 측 설명이다.

여기에 스타필드 마켓으로 대표되는 이마트의 공간 혁신 전략도 고객 수 증가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올해 1분기 스타필드 마켓 죽전 매출은 전년비 약 21% 증가했으며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한 문현, 용산, 목동점 또한 각 35%, 11%, 6%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트레이더스 역시 이마트 실적 개선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트레이더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6.9% 늘어난 42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고객 수도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증가해 전년 대비 3% 이상 늘어났다.

지난 2월 문을 연 마곡점은 개점 직후 3일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3월 말까지 트레이더스 23개 점포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트레이더스의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를 바탕으로 이마트는 올해 지속 출점과 리뉴얼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2026년 2월과 2027년 3월 이마트 신규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하반기 구월점 신규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신규 점포 부지 5곳을 추가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지속적인 혁신과 쇄신을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가격, 상품, 공간 혁신을 통해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롯데마트, 자산 재평가 마치고 온라인 전환 속도..지속성장 발판 마련

롯데마트는 최근 몇 년간 수익성 낮은 점포를 정리하는 등 효율화 정리를 추진하는 동시에 온라인 전환으로 지속성장을 모색해 왔다. 특히 온라인과 연계한 그로서리 전문 매장을 새로운 출점 모델로 삼고 올해 점포 확장에 나선다.

롯데마트는 올해 1월 롯데마트 롯데몰 수지점에 이어 6년만에 신규 출점을 단행했다. 롯데마트 천호점은 매장의 80%를 신선과 즉석 조리 식품으로 채운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1~4월간 천호점은 28개점의 평균 매출보다 30% 이상 높고 객수는 25%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중으로 천호점에 이어 구리점도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진행한 자산 재평가로 재무 구조 개선 효과도 가져왔다. 자산 재평가를 통해 토지 자산 가치 증가로 부채 비율이 2023년 말 182.8%에서 2024년 말 128.6%로 50%p 줄었다.

이를 통해 차입금 이자 부담을 줄이고 지속가능 사업 전환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는 실제로 그간 취약점으로 여겨졌던 온라인 식품 경쟁력 보강으로 이어졌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오카도 플랫폼 기반의 e-그로서리 앱 롯데마트 제타를 출시해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강화했다. 하반기에는 부산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개소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오카도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AI 기반의 차세대 온라인 그로서리 서비스를 구축하고 물류 시스템 혁신을 통해 온라인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주요 골자다. 롯데쇼핑 AI 전담조직을 구축해 개인화 마케팅도 강화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작년 리뉴얼을 진행한 그랑그로서리 은평과 도곡도 전년대비 매출이 7%, 17% 증가하는 등 그로서리 전문 포맷 전환에 탄력이 붙었다”며 “롯데마트의 그로서리 경쟁력과 오카도의 첨단 기술 간 시너지를 통해 국내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도 압도적 우위의 갖춘 핵심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