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리서치센터, 가상자산 업계 화두 '증권형 토큰(STO)' 보고서 공개

이상훈 기자 승인 2023.02.06 09:45 의견 0
[자료=코빗]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국내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 리서치센터가 STO(Security Token Offering: 토큰증권 발행) 관련 시리즈 첫 번째 리포트로 ‘블록체인과 유통시장 활성화’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금융 당국이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을 내놓는 등 STO가 디지털 금융 혁신 국정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번 리포트에서는 ▲한국형 토큰증권의 특징 ▲토큰증권 유동화 촉진 ▲토큰증권 글로벌 시장 트렌드 ▲주요 국가의 제도 현황을 다뤘다.

우선 국내 토큰증권의 3가지 특징으로 조각투자,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의 분리, 미러링을 꼽았다. 조각투자는 기존에 유동화가 쉽지 않았던 미술품, 부동산, 음원 저작권 등과 같은 유무형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다. 코빗 리서치센터에서는 해외의 토큰증권 발행 사례가 전통 금융 자산인 주식이나 채권 중심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국내는 뮤직카우(음원 저작권), 카사(부동산) 등의 기업을 중심으로 조각투자의 시장성이 입증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발행시장(primary market)과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의 분리는 전통적인 증권 시장의 운영 방식으로서 토큰증권 거래에도 동일한 체계가 적용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러링은 전자증권제도 내에서의 기록과 일대일 매칭이 되도록 증권사가 참여하는 블록체인상에서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미러링에서는 전자증권제도와 블록체인 사이의 상호운용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증권회사가 중개인으로 참여해 두 장부의 내역을 대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블록체인이 전자증권법상 계좌부 기재 방식으로 수용될 때까지 미러링이 과도기 솔루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코빗 리서치센터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토큰증권의 유동성 확보다. 토큰증권 경제가 효율적으로 작동되려면 발행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유동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산의 토큰화 자체가 유동성을 보장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큰화는 기존 금융자산에서 불가능했던 상호운용성, 발행 및 거래비용 절감, 분할 소유, 24시간 거래 실현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요소들은 거래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장점인 만큼 코빗 리서치센터에서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잘 살린 토큰증권 유통 시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2년간의 글로벌 토큰증권 시장에서는 두 가지 새로운 트렌드를 확인했다. 우선 2021년 대비 지난해 시장에 발행된 토큰증권 종목 수가 많아졌고 유형도 다양해진 것이다. 특히 토큰이 보장하는 권리들이 2021년에 배당권, 의결권 정도였던데 비해 지난해에는 노드 운영, 분할 소유, 벤처캐피털 투자금 회수 수익 공유 등도 추가되며 여러 가지 권리를 보장받는 토큰증권이 생겨났다.

또한 코빗 리서치센터는 최근 2년간 상위 거래 토큰이 모두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인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거래량 상위 5개 토큰증권 중 4개가 이더리움 기반 ERC-20 토큰, 1개가 알고랜드 기반 토큰으로 5개 모두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이었다. 토큰증권 유동화의 중요한 요소인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봤을 때 이더리움상에서 개발된 토큰 기술 표준인 ERC-20은 이더리움 이외 다른 레이어1 네트워크에서도 이 형식의 토큰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토큰증권의 활용성과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이점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1년 9월 당시 토큰증권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는 5곳에 불과했으나 올해 1월 말 기준 전 세계 63개 거래소에서 토큰증권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부터 70여 개의 거래소나 기업들이 토큰증권 발행을 준비 중이었으나 그 중 47곳이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시장에 대한 이해와 철저한 사전 준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코빗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토큰증권 시장의 선두주자인 미국, 싱가포르, 영국의 제도 현황 분석도 덧붙였다. 미국은 하위테스트(Howey Test)를 기준으로 증권성 판단에는 엄격하지만 토큰 발행에서는 유연한 기조를 보였다. 싱가포르는 자국 증권법에 해당하지 않는 토큰들에 대해 발행을 자제시키기 보다는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 적절히 규제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핀테크 중심 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이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2021년 9월 싱가포르에 문을 연 InvestaX가 샌드박스 인가를 받아 세워진 토큰증권 거래소다. 영국도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하고 있으나 자국 금융당국 주도로 금융 서비스나 시장에 특화된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토큰증권 시장에서 거래량 상위 자산들이 이더리움과 같은 퍼블릭 체인 기반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금융 당국의 STO 가이드라인이 궁극적으로 토큰증권 시장 유동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코빗은 이달 중 발행할 STO 리포트 후속편에서는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 기준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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