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파업 폭주기관차'?..7일 남은 '막판 협상', 한치 앞도 안 보인다
순익 30% 성과급 지급에 정년연장·임금피크제 폐지 요구
반도체 수급난·공급 불안 공존..불황 속 매출 '직격탄' 우려
이동석 대표 노조 방문 "소모적 힘겨루기보다 교섭에 집중"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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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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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자동차가 파업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노사가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앞으로 일주일 간 이견 조율을 이루지 못하면 노조가 파업 일정을 잡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여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5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교섭 재개를 결정했다. 이에 노조는 오는 13일까지 본교섭과 실무 협의를 이어간다. 노조는 일단 9일 토요일 특근은 거부하기로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7일 남은 교섭 기간 동안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못하면 파업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를 내놓는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2일 임협이 난항을 겪자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조합원 과반 찬성과 중앙노동위원회의 교섭 중지 결정 등 과정을 거쳐 합법적인 파업권을 가졌다.
이에 이동석 현대차 대표는 지난 4일 노동조합을 찾아 "미래 생존과 고용안정 방안을 찾자"며 교섭 재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교섭장 밖에서의 소모적인 힘겨루기가 아닌 보다 진정성 있는 논의와 협의를 통해 교섭 마무리에 집중할 시기임을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며 "노와 사 그리고 직원 모두가 미래를 보고 함께 나가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나가자"고 강조했다.
현재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더해 ▲신규 인원 충원 ▲정년 연장 ▲고용 안정 ▲임금피크제 폐지 ▲미래차 산업 관련 국내 공장 신설·투자 등도 별도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는 대내외 불안 요소로 이 같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노사 간 협의가 불발되면 이 대표의 이 같은 '노사 상생'의 꿈은 깨지게 된다. 노사 관계가 악화될 경우 당장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반도체 수급난과 공급망 불안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파업 돌입으로 신차 출시 지연이 가중되면 생산 차질 규모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커져서다.
김귀화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0년 이후 현대차·기아는 연도별로 각 16회, 19회의 파업을 단행했다"며 "이 기간 평균 생산 차질 물량은 각 6만3000대, 3만4000대로 약 1조6000억원과 8000억원의 피해 규모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안현호 현 현대차 노조 지부장이 사내 현대조직 '금속연대' 출신으로 지난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투쟁 당시 현대정공노조 위원장으로서 현대차 노조와 연대 총파업을 주도한 인물이라 파업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협의 기간이 남아 있고 파업 일정이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합의 여지는 남아 있다"며 "(이 대표가) 노사 간 조속한 교섭 재개를 통해 합리적 해법을 찾아 나가자고 언급한 만큼 업계에서는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속되는 반도체 수급난과 글로벌 경제 위기 가속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사가 보다 성숙한 자세로 교섭을 조속히 마무리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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