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KB국민은행이 부동산 컨설팅 업체를 통해 전국 175개 시군구에 소재한 영업점의 입지현황분석에 나선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채널 영업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의 고유영역인 대면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묘수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15일까지 대면채널 입지현황분석 용역계약을 위한 사업자 선정에 나선다.
이번 사업은 국민은행의 대면채널 네트워크 영업환경에 대한 전문적·객관적인 진단을 통해 최적의 네트워크 운영방안을 수립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최근 3년 이내 이번 사업과 유사한 컨설팅 실적이 있는 부동산 자문 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자가 선정된다.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는 계약시작일로부터 5개월 동안 전국 국민은행 영업점(군부대 및 특수목적 영업점 제외)을 대상으로 입지현황분석을 실시한다.
이번 용역사업은 ▲기본분석단위(시군구) 종합 스코어링 ▲세부분석단위 입지특성분류 및 상권가치 분석 ▲당타행 점포간 종합입지 비교분석 ▲점포별 종합 스코어링 리스트·분석세부자료 및 종합결과표 도출 등으로 나눠 실시된다.
우선 국민은행 영업점이 있는 175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경제활동인구, 소득수준, 일정규모 이상 사업체수 등 통계변수 및 지역단위 개발호재, 공동화 이슈 등 비계량적 요인을 망라해 행정구역별 종합 스코어링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분석단위간 절대가치 및 비교우위를 도출할 계획이다.
기본분석단위 내 주거지역, 업무지역 역세권 등 영역별 입지특성 분류와 상권가치 분석도 진행된다. 소득수준, 영업밀집도, 유동인구, 사업체수 등 은행업과 상관관계가 높은 다양한 통계자료를 활용해 주요상권별 스코어링과 등급화에 나선다.
당·타행 점포간 종합입지 비교분석도 실시된다. 영업점의 위치, 고객접근성, 핵심 상권과의 거리 등 입지현황 분석은 물론 영업점이 입점한 건물의 상태, 영업연관 저해 요소 등을 파악해 부동산 가치를 매긴다.
또 인근 점포간 환산보증금 기준의 비교분석을 실시해 임대료 적정 수준도 비교할 계획이다. 그 외 종합입지 비교가 가능한 외부변수를 추가로 활용해 동일 시군구 내 순위화를 진행한다.
이렇게 분석된 점포별 종합 스코어링 리스트와 분석세부자료를 통해 종합 결과표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이 외부 부동산 전문 업체에 영업점 입지현황분석을 맡기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통상 영업점의 입지현황 분석은 은행 자체적으로 실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사 내용에 민감한 내부정보와 영업비밀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영업점의 입지나 고객 접근성 등을 은행의 관점이 아닌 외부 전문 업체의 관점에서 종합진단해 보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제 입찰공고가 실시돼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면서도 “외부 전문가의 입주현황 분석 자료는 영업점 네트워크 운영방안 수립과 경쟁력 강화의 기초 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이재근 행장이 올해 초 취임하며 주요 경영 전략 가운데 하나로 ‘영업점 혁신’을 내세운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 행장은 취임사에서 “KB국민은행 성장의 핵심 근간인 영업점의 세일즈 경쟁력 강화를 위해 PG 2.0 영업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고 9 To 6 뱅크의 성공적 정착 등으로 대면 영업의 패러다임 혁신을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
PG 2.0은 일정 지역의 지점 6~7개를 하나로 묶어 거점지점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펼치는 공동영업 체계다. 9 To 6 뱅크는 서비스질을 향상하고 고객접점을 넓히기 위해 PG지점 등 거점 점포의 영업시간을 저녁 6시까지 늘린 것이다.
PG 2.0과 9 To 6 뱅크는 이재근 행장이 영업그룹장 시절부터 추진해온 대면 채널 혁신 모델이기도 하다. 특히 대면 채널이 빅테크·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 시중은행들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국민은행은 이번 영업점 입지현황 분석 사업을 통해 영업점이 입점한 시군구별·상권별 스코어링 리스트와 세부분석자료를 얻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혁신과제 수립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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