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KB국민은행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9 To 6 Bank’ 영업점을 크게 늘린다. 비대면 거래 확대로 시중은행의 지점수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영업시간을 늘린 특화점포가 대면 채널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14일부터 9 TO 6 영업점을 전국 72곳으로 확대 운영한다. 서울 34곳, 경기·인천 19곳, 충청 5곳, 대구·경북 5곳, 부산·울산·경남 5곳, 호남 4곳 등이다.
9 To 6 영업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하는 점포다. 다만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은행 영업시간 조정으로 당분간 아침, 저녁 30분씩 단축 영업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7년부터 전국 20개 지점에서 저녁 7시까지 영업하는 9 To 7 영업점을 운영해 왔다. 고객의 반응이 좋았던 데다가 2교대 근무제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대신 대상 영업점을 더 늘린 것이 9 To 6 영업점이다.
다만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애프터뱅크(After Bank)’는 기존대로 별도로 운영한다.
국민은행은 “근무 시간 중 은행 내점이 어려운 직장인과 사업자 또는 혼잡시간을 피해 여유있는 상담을 하고 싶은 고객들을 위해 저녁 6시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해 운영하는 9 To 6 영업점을 확대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기존에도 탄력점포라고 해서 영업시간을 고객 특성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한 점포를 운영해 왔다. 주로 관공서 소재 점포나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가 여기에 해당한다.
은행연합회의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은행의 탄력점포 수(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제외)는 전국 592곳이다. 이 중 관공서 소재 점포가 451곳,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 33곳, 환전센터가 14곳이다.
일반 고객이 주로 찾는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는 94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대부분 유명무실한 상태다.
반면 국민은행의 9 To 6 영업점은 일반 고객의 접근성 측면에서 확실한 차별성이 있다. 9 To 6 영업점은 국민은행의 새 영업체계인 ‘PG(파트너십 그룹) 2.0’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PG 2.0은 일정 지역의 지점 6~7개를 하나로 묶어 거점지점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펼치는 공동영업 체계다. 기존 거점지점을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니버설 허브’로 기능하도록 협업 서비스와 마케팅 콘텐츠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역별로 6개에서 7개 또 많게는 8~9개 정도의 영업점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서 메인 PG지점이 주변의 위성 지점들을 운영하는 파트너십 그룹 체계를 운영 중”이라며 “이번에 9 To 6로 확대하는 영업점들 대부분이 지역의 거점 점포들로 영업 전략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PG지점이 9 To 6 영업점으로 운영되면 그만큼 고객의 방문은 쉬워지고 서비스 질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은행은 PG 2.0 체계와 9 To 6 영업점 확대를 통해 대면 영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비대면 금융의 확산으로 은행들이 지점수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역으로 대면 영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대면 채널은 빅테크·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 시중은행들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기도 하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취임사를 통해 “KB국민은행 성장의 핵심 근간인 영업점의 세일즈 경쟁력 강화를 위해 PG 2.0 영업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고 9 To 6 뱅크의 성공적 정착 등으로 대면 영업의 패러다임 혁신을 이끌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평소에는 은행 영업점을 방문할 일이 없다가도 1년에 한두번은 꼭 갈일이 생긴다”면서 “그럴 때 늦게까지 영업하는 은행이 있다면 오후에 반차 쓸 일도 없고 편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영업시간 확대 점포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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