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급등 안정됐지만..기준금리 인상이 '관건'

권준호 기자 승인 2021.11.14 15:13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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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최근 가파르게 뛰었던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 이달 들어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이달 말과 내년 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미국까지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대출금리 상승 속도는 다시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31∼4.839% 수준이다. 지난 1일(3.31∼4.814%)과 비교해 열흘 새 상단만 0.025%p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97∼5.377%에서 3.73∼5.16%로 오히려 떨어졌다. 최저 금리가 0.24%p, 최고 금리가 0.217%p 각각 낮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39∼4.76%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1일(3.35∼4.68%)보다 하단이 0.04%p, 상단이 0.08%p 높아졌다.

이처럼 대출 금리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가 최근 안정을 찾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1일 2.614%에서 12일 현재 2.404%로 0.21%p 낮아졌다. 신용대출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도 같은 기간 1.761%에서 1.627%로 0.134%p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의 경우 1일과 12일 1.16%(신규 코픽스 기준)로 같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데 얼마나 비용을 들였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압박에 따른 은행권의 가산금리 확대, 우대금리 축소 조치가 지난달 말로 거의 마무리된 것도 대출금리 급등세 진정에 영향을 미쳤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기준금리에 신용도, 기간 등의 차이에 따라 덧붙이는 금리이며 우대금리는 신용도가 제일 우수한 거래 기업에 융자해줄 때 적용하는 이자율을 뜻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대출 금리 상승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당장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0.25%p 더 올리고 내년 초에도 추가로 0.25%p 인상을 단행할 것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를 넘어서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클 뿐 아니라 가계대출 증가나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불균형 문제도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금통위의 기본적 시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도 불안한 물가 탓에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6.2% 뛰어 1990년 12월 이후 거의 31년 만에 최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대출금리가 조금씩 오르내릴 수는 있지만 결국 내년까지 대출금리는 추세적으로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대출자들도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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