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1900조로 불어..“리스크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경고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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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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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금융기관 기업 대출이 지난해 말 기준 약 1900조원까지 불었다.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뛰었다.
28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 기업대출 잔액은 작년 말 1889조6000억원(은행권 1350조5000억원, 비은행권 53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기간(2019년 말∼2023년 말) 분기 평균(전년 동기 대비 기준) 10.8%씩 불었다.
구체적으로 부동산업(175조7000억원)과 건설업(44조3000억원)의 대출 증가분이 전체 업종 대출 증가(567조4000억원)의 38.8%를 차지했다.
부동산 관련 업종의 비은행권 대출이 팬데믹 이후 거의 2배 규모로 확대되자 이들 업종의 비은행권 대출 의존도도 급상승했다.
팬데믹 피해가 컸던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대출도 정부 지원의 영향으로 각각 92조7000억원, 27조5000억원 늘었다.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이 보유한 차입금 비중을 통해 과거 위기별 기업대출 리스크도 비교·평가했다.
이 결과 최근 상환능력 취약 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외환위기 때보다 크게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하거나 일부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이 1 미만인 취약 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57.4%로 외환위기 고점(67.8%)보다는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34.1%)보다 높았다.
또 차입금상환배율(총차입금/EBITDA)이 6배를 초과하는 취약 기업의 경우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50.5%로 외환위기 고점(62.0%)보다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53.3%)에 근접했다.
부채구조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 기준으로 취약 기업(200% 이상)의 차입금 비중을 계산한 결과 작년 6월 말 35.8%로 외환위기 고점(84.3%)보다 크게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36.4%)과 비슷했다.
기업 재무 단기 유동성 지표인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기준으로는 취약 기업(100% 이하)의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기준 51.9%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고점(58.2%)보다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고점(47.7%)을 넘어섰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한은과 금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부실 위험기업 비중과 부실 위험기업 차입금 비중이 모두 외환위기,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낮고 기업 부문 부실 규모도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정도로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시장 등 내수시장 침체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측면에서 리스크 평가 지표들의 추가 악화 여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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