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평균 144.4%↑..한국·금호·넥센타이어, 車강국 유럽 공략 사활

고부가제품 호조..영업익 나란히 상승세
한국·금호, 아이온·이노뷔로 유럽 수요 대응
넥센, EV 전용브랜드 없어..생산설비 확장 나서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5.03 06:00 의견 0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올 1분기 영업익이 평균 144.4% 증가했다.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와 판매 물량 증대로 지난해에 이어 실적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미 90% 이상을 과점하고 있는 국내 시장을 넘어 타이어 수요 반등이 뚜렷한 유럽으로 격전지를 넓혀나갈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계 맏형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987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108.8%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3605억원으로 무려 276% 뛰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 공략과 고성능 차량 및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토대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성장세를 지속했다.

금호타이어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1456억원을 기록해 167% 뛰었다. 영업이익률은 13.9%로 1년 전(5.5%)보다 2.5배 확대됐다. 매출은 1조445억원으로 4.6% 늘었다. 지난 2014년 이후 1분기 중 최고치다.

신차용 타이어(OE) 공급 확대와 고수익 타이어를 비롯한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의 복합적 성장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넥센타이어 역시 원자재 등 비용 부담 완화와 고부가가치 중심 제품 판매로 호실적을 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16억원으로 157.3% 급증했다. 매출은 6781억원으로 6.0% 늘었다.

시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안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 사별로 전기차 등 고부가 제품 경쟁력 강화와 생산 확대에 힘쓰는 만큼 연말까지 실적 상승세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한국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3 ev. (자료=한국타이어)

■ 한국·금호, 아이온·이노뷔로 유럽 공략..넥센, 전용브랜드 부재 우려

타이어 3사는 계속해서 고수익 제품인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친환경 규제를 기반으로 전기차 선호 현상이 뚜렷한 유럽 시장이 주요 공략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3사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 기반을 다져놓은 상태다. 한국타이어는 전세계 매출의 40%가 유럽에서 발생한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매출의 약 3분의 1이 유럽에서 나온다.

3사 모두 유럽 시장 안착을 넘어 전기차용 타이어의 파급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선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2년 세계 최초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유럽과 북미, 한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내놨다. 이 중 고성능 타이어 ‘아이온 에보 SUV’는 지난달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가 진행한 타이어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최우수를 획득했다.

한국타이어는 제품 공급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헝가리에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기존 타이어 제품뿐 아니라 성장세가 예상되는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3월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를 공개하고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향후 선보일 전기차 신차에 공급을 확정했다. 이밖에도 유럽 공장 설립과 기존 공장 증설로 총생산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넥센타이어는 아직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가 없어 3사 중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비교적 느리단 평가다. 때문에 EV 제품 판매 비중을 지난해 8%에서 올해 10%까지 끌어올려 수요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앞선 경쟁사들과 달리 유럽을 겨냥한 전기차용 타이어 전략을 세우진 않았지만 생산설비 확장엔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유일한 유럽 생산거점인 체코공장의 2단계 공장 증설을 마무리했다. 연간 생산량을 기존 550만개에서 올해 920만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향후 유럽내 전기차용 타이어 수급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지 주목된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에 따른 믹스 개선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전기차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서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을 이끌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전통적 자동차 강국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주요 시장이자 국내 타이어사의 전세계 매출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라며 “전기차 관련해서도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전기차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