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의 올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뒤를 잇는 매출 상위 제약사들의 올 1분기 실적 차이가 두드러졌다.
의정갈등 장기화 여파가 1분기에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도 다른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주도권이 전통 제약사에서 바이오 기업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6일 공시에 따르면 종근당 올 1분기 잠정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 감소한 3534억원, 영업이익은 2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줄었다. 종근당 측은 2019년부터 HK이노엔과 진행한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공동 판매가 종료되며 실적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유한양행도 아쉬운 성적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1분기 영업이익은 1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2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 “유한양행은 전문의약품을 비롯한 해외사업, 생활유통 등 전반적인 사업부의 매출 둔화와 비용 증가로 1분기 부진할 것”이라며 “초기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으로 경상개발비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올 1분기 부진을 간신히 면했다. 29일 공시에 따르면 별도재무 기준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966억원, 3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47%, 0.83% 증가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대비 47.11% 감소했다.
대웅제약은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의 올해 1분기 처방액이 전년동기대비 57% 성장한 17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2분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많은 제약사들이 고배를 마셨던 지방분해 주사 1호 ‘브이올렛’도 2021년 출시 후 연평균 16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한미약품도 올해 1분기 호조세가 예상된다. 증권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1분기 연결 매출액은 3971억원, 영업이익 729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의료 파업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데다 북경 폐렴 영향과 독감 발생으로 북경한미 실적 호조가 반영됐다. 올해는 굵직한 R&D 모멘텀이 부재하나, 소소한 연구개발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양호한 실적이 기업가치를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 종근당·유한양행, 2분기 실적 회복 전망은
증권계는 종근당과 유한양행이 2분기가 실적 회복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종근당은 2분기부터 대웅제약과 공동판매하는 펙스쿨루와 종근당바이오의 성장이 전사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해외 파이프라인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매출 회복이 기대된다.
종근당은 판매종료된 케이캡을 펙수클루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원료의약사업부문에서 분할된 종근당바이오의 흑자전환도 매출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9일 공시에 따르면 종근당바이오 올해 1분기 매출은 4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종근당바이오 관계자는 “매출 원가율이 많이 개선됐고 타크로리무스와 에베로리무스 등 고수익성 제품 매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2분기부터 렉라자의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렉라자 특허를 추가로 등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는 렉라자 제조와 관련된 내용으로 2038년까지 독점적 권리가 보장된다. 렉라자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하반기 내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렉라자 매출 성장과 해외사업부 라인 증설에 따른 매출인식, 생활유통사업부 신제품 매출 성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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