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이혼] #10 협의이혼은 이혼신고 때까지 철저하게

고형석 변호사 승인 2021.06.24 09:44 의견 1

남자를 위한 이혼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센트로 고형석 변호사의 칼럼 ‘남자의 이혼’이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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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센트로 고형석 변호사

[법무법인 센트로=고형석 변호사] # 평일 오전, 부부는 법원에서 협의이혼에 대한 의사확인을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귀가했다. 이튿날 남자 A는 이제는 남이 되었다고 생각한 전 아내 B에게 이혼신고서에 서명을 받고는 구청에 가서 이혼신고를 접수하려 했다. 하지만 구청 공무원은 “이혼의사철회서가 접수돼 이혼신고를 하실 수가 없습니다”라고 한다.

남자 A는 협의이혼을 할 수 없게 된 것인가.

■협의이혼의 절차

부부가 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 양육권, 친권 등에 대해 서로가 합의하여 이혼하는 것을 ‘협의이혼’이라고 한다. 협의이혼은 법원으로부터 이혼에 대한 확인을 받아 구청에 이혼신고를 하면 완료가 된다.

구체적인 협의이혼의 절차는 부부의 이혼합의가 선행되어야 하고, 부부가 함께 주소지 관할법원에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 그리고 미성년 양육자녀가 있는 경우 3개월, 미성년 양육자녀가 없으면 1개월의 숙려기간을 보내게 된다. 이 숙려기간이 도과하면서 부부는 다시 한번 법원의 협의이혼의사확인기일에 출석하여 이혼에 대한 생각이 변함없음을 진술해야 한다. 이 협의이혼의사확인기일에 불출석하면 2차 기일에 출석할 수 있지만 이때도 부부 중 일방이 불출석을 하면 협의이혼 신청이 취하로 간주된다.

아무튼 무사히 협의이혼의사확인기일의 출석까지 마쳤으면 부부는 함께 이혼신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부부가 함께 또는 일방이 구청을 방문하여 이혼신고서를 제출하면 협의이혼이 마무리된다.

■협의이혼을 위해서는 법원에 2번, 구청에 1번 가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협의이혼을 위해서는 법원에 2번, 구청에 1번 발품을 팔아야한다. 상술한 바와 같이 첫 번째 법원방문은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의 제출이고, 두 번째 법원방문은 숙려기간을 거친 후의 협의이혼의사확인기일의 출석이며, 이 후 구청을 찾아 이혼신고를 해야 협의이혼이 완성되는 것이다.

한편 법원에서 협의이혼의사확인기일까지 마친 후 3개월 이내 구청에 이혼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협의이혼 확인서류들이 모두 무효가 되어 이혼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협의이혼에 있어 위자료와 재산분할 문제는 법원이 개입하지 않는다

협의이혼에 있어서도 이혼여부만큼 중요한 것이 위자료나 재산분할 문제다. 부부가 이혼의 의사는 합치하지만 결국 이혼에 대한 합의를 함에 있어서 제일 중요하게 다루어지거나 또는 협의이혼에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돈 문제, 즉 재산분할이 된다. 재판상 이혼의 경우 법원이라는 심판이 등장하여 판결을 내려주지만 협의이혼에서 재산분할을 정할 경우 객관적인 제3자의 도움 없이 당사자들끼리 양보를 통하여 재산분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협의이혼에서는 이 위자료와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법원의 개입이 없다. 물론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에 재산분할 약정서를 첨부할 수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협의이혼 당사자들의 재량에 해당할 뿐 필수가 아니다. 따라서 재산분할과 추후 분쟁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이혼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협의이혼은 그 동안의 고생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경우도 존재한다

필자가 법률상담을 진행한 위 남자 A의 사례로 돌아가 보자.

남자 A는 아내 B와 함께 법원을 방문하여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를 제출하였고, 법원에서 정해준 숙려기간을 보낸 후 다시 법원을 찾아 협의이혼의사확인기일에 출석하여 두 사람 모두 이혼에 대한 의사가 변함없다는 점을 진술하였다. 여기까지는 남자 A가 완벽하게 협의이혼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자 A는 아내 B와 이혼신고서를 바로 작성하지 않았고, 이튿날 작성한 이혼신고서를 가지고 구청을 방문한 것이 화근이었다.

알고 보니 아내 B는 협의이혼의사확인기일이 진행된 이후 변심하여 이혼을 해주지 않을 생각을 하게 된 것이고, 남자 A에게는 병원을 가야한다고 속이고는 남자 A가 이혼신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 전 먼저 구청을 가서 이혼의사철회서를 접수시켜 버린 것이다. 이 경우 남자 A는 협의이혼으로 아내 B와의 혼인관계를 청산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이제 남자 A는 처음부터 다시 협의이혼절차를 밟던가, 아내 B를 상대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해야만 이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협의이혼이라고 해서 마냥 쉽게 볼 것이 아니다. 이혼 및 가사사건의 전문가가 아니라면 남자 A의 경우와 같이 협의이혼을 위하여 한 그 동안의 고생이 한 번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협의이혼의 경우에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최후의 순간까지 철저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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