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카드사들이 타 업종과 '데이터 동맹'을 맺으며 빅데이터 시장 확보에 나섰다. 쇼핑몰, 편의점, 통신사, 항공사 등 다양한 업체와 데이터 결합을 통해 소비자에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미래 먹거리'로 키워나갈 전망이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가 전날(3일) GS샵·LG유플러스와 '이업종 데이터 융합 플랫폼' 데이터 부문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업종 데이터 융합 플랫폼'은 KB국민카드가 ▲AB180 ▲롯데백화점 ▲다나와 ▲중고나라 ▲티머니 ▲토파스여행정보 등 7곳 기업과 제휴해 만든 고객 동의 기반 데이터 융합 플랫폼이다.
KB국민카드는 GS샵과 LG유플러스와 협력으로 유통 및 통신 관련 빅데이터를 확보하게 됐다. 다양한 기업 간 데이터 융합을 통해 데이터 경쟁력을 높이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도 시간 문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플랫폼 참여 제휴사 확대로 데이터 기반 신사업 발굴 노력을 지속해 이 플랫폼이 고객에게 초개인화 서비스 등 수준 높은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부문 대표 데이터 융합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대표주자답게 PLCC 제휴를 통한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한창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카드사가 가진 데이터를 가공·활용해 수익을 내는 데이터 기업으로 체질 전환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현재 현대카드는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에 더해 올해 쏘카, 무신사, 현대차 등과 PLCC 제휴를 맺고 있다.
신한카드 역시 올해 메리어트, 이케아, LG하우시스, SK렌터카, 아모레퍼시픽과 PLCC를 쏟아냈다.
또 지난 2월에는 SK텔레콤과 코리아크레딧뷰로, GS리테일, 부동산 114 등과 손잡고 민간 '데이터 댐' 형성에 나섰다. 각 사가 보유한 정보를 하나로 모아 소비 정보를 결합 및 분석해 한층 고도화된 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12월 KG이니시스, 다날, 세틀뱅크 등 3개 PG(전자지급결제대행)사와 NICE정보통신, KICC, KSNET, 스마트로 등 4개 VAN(부가통신사업자)사와 데이터 연합군을 결성했다. 각 사의 방대한 빅데이터와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 혜택 혁신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다.
7개 참여사는 자사 하위 가맹점의 구매 품목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각 데이터는 전문 기관을 통해 결합된다. 이들은 데이터 교류 외에도 마이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 영역을 함께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카드사들의 '데이터 동맹' 행보는 포화된 국내 결제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을 찾기 위한 목표로 해석된다. 또 오는 8월부터 마이데이터(본인 신용정보 관리업) 사업이 시작되는 것도 카드사들이 데이터 확보에 치열한 이유다.
마이데이터는 카드, 보험, 은행, 통신사 등 여러 기관과 기업에 흩어져있던 고객의 금융정보를 통합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개인의 데이터를 취합해 다양한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데이터가 중요해진 시기가 왔고 방대한 데이터를 갖춘 카드사들은 본인들의 강점을 활용해 수익 찾기에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며 "마이데이터 서비스 또한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타 업종과 데이터 교류에 힘 쓰는 흐름은 수 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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