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은 카드사 있어서 좋겠다"..배달족 잡으려 혜택 쏟아내는 중

작년 배달시장 규모 15조원.."올해 두 배 늘어날 것"
카드사도 해외여행·면세점 대신 '배민·요기요' 택해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이익 체감 못 해..수요 부합 차원"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6.02 14:17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카드사가 배달앱과 떼려야 뗼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코로나19가 키워낸 비대면라이프 가운데 '배달앱'이 대표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 배달앱과 손잡고 제휴상품을 출시하거나 특화 혜택이 듬뿍 담긴 카드를 속속 내놓는 등 카드사들은 계속해서 15조원에 달하는 배달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광폭행포를 펼칠 전망이다.

2일 카드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시장 규모는 지난해 15조원 수준으로 전년대비 150% 커졌다. 특히 국내 대표 배달앱으로 불리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같은 기간 결제액은 12조200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집에서만 지내는 '집콕족'이 늘면서 외식보다 배달을 택한 소비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에도 배달앱 인기는 높았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이용량이 가속화하고 있고 지난해 카드사가 내놓은 수십 종의 상품 또한 대부분 '배달앱' 혜택을 비롯한 비대면 서비스 혜택을 품고 있다"며 "올해 배달앱 시장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카드사도 철저한 준비를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업계 안팎에선 "카드사의 배달앱 마케팅은 지금이 피크"라며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배달앱 특화 카드를 줄줄이 내놓는 등 시장 성황에 윤활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NH농협카드가 선보인 '올바른 플렉스(FLEX)' 카드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결제 시 10% 청구할인을 제공해 높은 혜택을 자랑하고 있다. 배달앱 영역에서 정기결제 시 20% 청구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이 상품은 이날(2일) 기준 국내 최대 신용카드 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가 발표한 '배달앱 혜택 부문 대표 인기카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주류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를 넘어 쿠팡이츠와 중소 업체 다수가 뛰어드는 등 경쟁 심화로 이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배달앱 혜택을 탑재한 상품을 곳곳에서 내놓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배달의민족 PLCC(상업자전용표시카드) 상품 '배민현대카드'도 출시 3개월 만에 발급 건수 4만장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카드는 배민 결제 시 무조건 3%가 적립되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카드는 요기요에서 할인 혜택을 주는 '요기요 신한카드'를 출시해 월 최대 2만원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제휴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롯데카드가 마이데이터 전문기업 뱅크샐러드와 함께 선보인 '빨대카드'도 배달앱 결제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카드도 배달의민족, 요기요에서 10%까지 할인되는 '멀티 영 카드'를 발급 중이다.

KB국민카드가 지난 2017년 출시한 '탄탄대로 미즈앤미스터카드'는 배달의민족에서 최대 20%까지 할인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단종을 원치 않는 알짜카드'로 유명세를 탔지만 최근 단종된 바 있다.

이후 KB국민카드는 배달앱을 이용하면 결제금액의 5%를 할인해주는 'KB국민 톡톡 위드 카드'를 새롭게 선보여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KB국민카드 고객 A씨는 "탄탄대로 카드 덕에 한달에 열 번 이상은 배민(배달의민족)에서 음식을 시켰다"며 "실적엔 포함 안되지만 무려 20%나 할인돼 일부러 주문한 적도 많은데 단종된 후로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주는 카드를 찾기 어려워 아쉽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소비자들은 배달앱 혜택이 담긴 카드 상품을 두고 "배달앱은 카드로 결제하는게 이득", "한달에 배민(배달의민족) 거의 40만원 시켜먹어서 배민현대카드 없으면 큰일 남", "요기요 현금결제 되는 곳도 있고 안되는 곳도 있어서 카드 있는게 나아", "농협(카드) 예전에 배민 선착순으로 5000원 할인해줬는데 요즘은 안 하나", "카드 갈아타기 귀찮은데 갈등된다고"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결제와 1인가구의 현저한 증가로 해외여행, 면세점보단 배달앱 혜택을 원하는 고객이 많다"며 "물론 카드사가 이익을 보려면 원가 이하 수수료를 얻는 배달앱 등 중소가맹점보단 대형가맹점 결제가 늘어나는 편이 좋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침체된 오프라인 마케팅 시장에서 언택트를 선호하는 고객 수요에 맞추는 것도 코로나19 시대를 겪는 카드사의 과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정책 등으로 배달앱 결제액이 아무리 늘어난다 해도 카드사에 주어지는 수익은 체감하기 어렵다"며 "다만 이용액이 높아진다는 건 결국 마케팅 수완을 발휘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배달앱과 OTT(온라인영상서비스) 등 소비자 수요에 부합하는 비대면 특화 카드가 잇따라 출시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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