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코로나19 배달 ‘붐’으로 격화된 배달앱 시장 경쟁이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 바로 ‘단건배달’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배민원)’을 오는 6월 정식 출시한다. 위메프오도 위치기반 서비스 개발 전문기업 LK ICT와 업무협약을 맺고 연내 단건배달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단건배달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쿠팡이츠’다. 쿠팡이츠는 지난 2019년 첫 선을 보인 배달앱 후발주자다. 하지만 ‘한 집 한 배달’이라는 슬로건으로 업계 최초로 단건배달을 시작한 이들은 1년여 만에 업계 3위에 우뚝 올라섰다.
■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급성장 견제..국내 1위 자리 굳건
쿠팡이츠의 무서운 성장세는 명실상부 업계 1위인 배민을 떨게 만들었다. 이번 배민원 서비스 출시도 쿠팡이츠의 아성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수수료 구조도 비슷하다. 쿠팡이츠는 현재 중개수수료 15%에 배달비 6000원을 책정하고 있다. 배민원은 쿠팡이츠보다 3% 낮은 중개수수료 12%를 받고 배달비도 동일한 6000원으로 잡았다.
프로모션도 대거 도입한다. 신규 계약 점주를 대상으로 쿠폰 지원에 이어 울트라콜 광고비까지 할인해주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이다.
가게당 12만원 상당의 3종 할인쿠폰 60매를 지원하고 고정 광고비 시스템인 울트라콜 1개당 최대 2만원(부가세 제외)을 할인해주는 형태다. 중개수수료 12%도 프로모션 기간 동안 건당 1000원으로 받고 배달료 또한 5000원으로 할인한다.
배민이 쿠팡이츠를 견제한 것은 딜리버리히어로와 합병을 논의하던 2019년 말 부터다. 쿠팡이츠는 출범 이후 2년 만에 시장 점유율 13.6%로 업계 2위인 요기요(17.9%)를 바짝 따라붙었다. 지난 3월을 기준으로는 쿠팡이츠의 성지로 불리는 강남3구에서 점유율 1위를 쿠팡이츠에 내줬다
배민과 딜리버리히어로 측은 당시 공정위 측에 쿠팡이츠 등 쟁쟁한 후발주자의 성장세를 합병 필요성의 근거로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배민이) 쿠팡이츠와 월등한 점유율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배민 관계자는 “특정 업체의 점유율 상승보다는 단건배달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커지다 보니 시장 트렌드에 맞춰 서비스를 내놓게 된 것”이라고 배민원 출시 배경을 밝혔다.
■ 위메프오, 공정배달로는 안돼..확실한 성장 발판 마련해야
위메프오는 확실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단건배달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위메프오는 쿠팡이츠와 마찬가지로 2019년 처음 탄생한 배달앱 후발주자다.
현재 위메프오는 ‘공정배달’을 모토로 각 지자체 공공배달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중개수수료 0%’ 정책이라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외형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쿠팡이츠에 비해 성장세는 미미하다.
지난 1월 기준 쿠팡이츠의 시장 점유율이 13.6%인 반면 위메프오는 0.9%다. 지난해 11월 더욱 공격적인 활동을 위해 독립 법인까지 출범시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장세는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위메프오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건배달 서비스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공정배달 정신도 잃지 않았다. 위메프오 관계자는 “외식업 사장님들과의 상생을 바탕으로 사장님들과 소비자들의 배달 선택의 폭을 늘리기 위해 단건배달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위메프오는 사장님들의 여건에 맞는 서비스 선택을 위해 단건배달 서비스를 ▲배달 대행사 활용 ▲개인 라이더 1대1 매칭 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로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 쿠팡이츠 “원조는 나야”..전문 라이더 뽑고 품질 높인다
단건배달의 원조인 쿠팡이츠는 어떨까. 쿠팡이츠도 단건배달 경쟁 격화 조짐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수요가 높은 강남 서초권 위주로 ‘쿠팡 라이더’ 모집에 나선 것. 일반인도 투잡 형태로 배달을 할 수 있던 기존 배달파트너 서비스와 달리 쿠팡 라이더는 전문적인 오토바이 배달원을 모집하는 것이다. 이에 지원 자격도 유상운송보험 가입자에 한한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원이 기존 배민라이더스처럼 소속 배달원을 활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경쟁 심화 후 원활한 서비스 운영을 위해 전문 라이더 확보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비스 품질도 높인다. 쿠팡이츠는 라이더 모집과 함께 배달파트너 ‘3진아웃’ 제도도 도입했다. 배달지와 픽업지가 배달파트너의 위치에서 가까운 이른바 ‘꿀콜’만을 선호하고 그렇지 않은 ‘똥콜’은 거절·취소하는 이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1일 위탁 제재를 총 3번 채운 이는 영구적으로 배달파트너 계정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쿠팡이츠는 자신이 촉발한 경쟁에서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는 격이다. 이에 강력한 제도를 통한 서비스 품질 제고와 라이더 수급 안정을 전술로 선택했다.
본격적인 단건배달 경쟁은 배민원이 출범하는 6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건배달 경쟁 격화에 따라 배달앱 시장에 또 한 번 큰 지각변동이 있을 조짐이다”라며 “단건배달로 시장 환경이 나아지는 측면도 있겠지만 출혈경쟁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