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1주년/2021新배달전쟁③]배달앱 자리 싸움에 피눈물..식당·대행사 “등골 휜다"
단건배달 추세..“따라가야 하니까”
수수료에 라이더 공급까지 ‘한숨’
소비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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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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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배달의민족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배민원)’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문을 연다. 배달앱 단건배달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다음달 8일 배달앱 전면 개편과 함께 배민원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달부터 사전 신청을 받은 배민원 입점업체는 최근 단건배달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무려 3~4만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가 지난 1년 반 만에 단건배달로 10만여개 업체를 입점시킨 것과 비교하면 빠른 속도다. 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단건배달이 업계 트렌드가 되었고 그것을 따라가야 한다는 외식업체들의 속내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체 측의 속마음은 조금 달랐다. 마포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따라가고 싶다는 ‘자의’보다는 따라야만 살 수 있다는 ‘타의’가 크게 작용했다”며 “매일 단건배달에 대해 뉴스가 나오는데 우리만 안하면 소비자들이 우리를 안 찾아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A씨처럼 눈물을 머금고 단건배달 서비스 입점을 이어가는 이들은 꽤 많았다.
한 외식업체 점주는 “일반 배달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도 부담하면서 단건배달 서비스 수수료까지 따로 부담하려니 부담이 더 커진다”라며 “하지만 일단 대세는 따라야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배민원의 경우 주문건당 중개 이용료 12%에 카드수수료 및 결제이용료 3%에 더해 건당 배달비 6000원을 받는다. 쿠팡이츠도 이와 마찬가지다. 현재는 프로모션가로 건당 중개 이용료 1000원·배달비 5000원 등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프로모션은 프로모션일 뿐이다.
배달대행업체들도 한숨을 내쉬긴 마찬가지다. 대행업체 사장 B씨는 “지난해부터 라이더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조금 안정된다 싶더니 이번 단건배달 전쟁으로 라이더 수급에 또 문제가 생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단건배달은 배달 라이더 한 명이 하나의 배달 건만을 수행하는 구조다. 즉 단건배달 입점 업체가 늘어나면 자연히 라이더도 많이 필요하다.
쿠팡이츠는 이에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이륜차 전용 라이더들을 모집 중이다. 프로모션은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한다. 배민 또한 배민원 출범을 앞두고 기존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경품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행업체들은 대형 배달앱들의 프로모션 공세에 라이더 수급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배민은 배민원 입점업체에 한해 ‘소액주문비’ 기능을 선택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액주문비는 5000원~1만2000원 사이 소액 주문을 하는 고객에 대해 배달팁 이외 500원~2000원의 추가 배달팁을 부과하는 것이다. 쿠팡이츠도 이미 소액주문비 제도를 적용하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단건배달은 배달음식의 품질 자체를 높이는 서비스지만 시장 내 부담을 더 키우는 부작용도 있어 안정화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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