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의 맏형 넥슨이 IP(지식재산권) 프랜차이즈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축적해온 라이브 서비스 노하우를 무기로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속내다. ‘K-디즈니’를 꿈꿨던 故 김정주 창업자의 유지를 이어가고 있는 넥슨의 행보를 던전앤파이터·메이플스토리·마비노기 등 주력 IP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중국 시장에서 역대급 흥행에 성공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자료=넥슨)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던전앤파이터’는 넥슨의 대표 IP 프랜차이즈 중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출시 20주년을 맞은 원작은 물론 모바일 버전까지 국내외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넥슨 전체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이에 넥슨은 IP에 깊이를 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핀오프 타이틀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통해 글로벌 콘솔 시장에 도전장을 냄과 동시에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이다. 여기에 3D 그래픽으로 액션의 폭을 넓힌 ‘프로젝트 오버킬’과 오픈월드 RPG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등 다양한 신작을 통해 ‘DNF 유니버스’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 ‘대륙 2연타’ 성공..성장 기반 다졌다

‘던전앤파이터’는 넥슨의 주력 IP 중 하나로 출시 20년째를 맞이한 지금까지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미디어웹이 제공하는 PC방 게임 전문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던전앤파이터’는 지난 17일 기준 점유율 4.04%를 차지하며 7위에 올라 있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의 국민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넥슨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누적 가입자 8억5000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에는 글로벌 PC게임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관련업계에서는 ‘던전앤파이터’의 누적 매출이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생 격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원작의 행보를 그대로 이어가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 5월 중국에 출시돼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출시와 동시에 현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출시 약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넥슨의 실적 호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넥슨은 국내 게임사 최초로 매출 4조원을 돌파했으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성과와 ‘퍼스트 디센던트’가 이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28일 정식 출시 예정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 (자료=넥슨)

■ 다방면으로 뻗어나가는 ‘DNF 유니버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넥슨은 ‘DNF 유니버스’의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축적된 방대한 세계관이 매력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IP의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게임 시장의 트렌드인 트리플A급 콘솔 게임에서 내러티브와 세계관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는 점 역시 이러한 움직임에 힘을 싣는 요소다.

오는 28일 정식 출시를 앞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대표적인 타이틀이다. 세계관 내 핵심 인물인 ‘카잔’의 이야기를 담은 스핀오프 성격의 작품으로 원작에서는 주요 적으로 등장했지만 이번 타이틀에서는 주인공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게 된다. 게임 내 중요 설정인 ‘카잔 증후군’의 근원이 되는 인물을 내세운 만큼 원작에서 담지 못했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풀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원작의 장르와 게임성을 넘어서기 위한 시도들도 이어질 전망이다. ‘프로젝트 오버킬’은 원작의 2D 횡스크롤 액션을 3D로 확장하면서도 특유의 쾌감은 계승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던전앤파이터: 아라드’는 원작의 주 무대인 아라드 대륙을 오픈월드로 구현하고 이를 탐험하는 재미를 담을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넥슨의 트리플A급 콘솔 게임 도전작이기에 출시 이후 성과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던전앤파이터’ IP 프랜차이즈 전략에 있어서도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이후에도 다양한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장르와 게임성 등 다방면에서 IP 확장을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