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의 맏형 넥슨이 IP(지식재산권) 프랜차이즈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축적해온 라이브 서비스 노하우를 무기로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속내다. ‘K-디즈니’를 꿈꿨던 故 김정주 창업자의 유지를 이어가고 있는 넥슨의 행보를 던전앤파이터·메이플스토리·마비노기 등 주력 IP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견조한 성과로 넥슨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자료=넥슨)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메이플스토리’는 ‘던전앤파이터’와 함께 넥슨을 지탱하는 주력 IP다. PC버전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 이슈를 비롯해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고 모바일 역시 국내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넥슨은 게임 밖으로 ‘메이플스토리’의 영역을 더욱 넓혀가는 모습이다. 블록코딩 플랫폼 ‘헬로메이플’을 통해 교육 분야에 진출했다.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샌드박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도 서비스 중이다. 향후 엔터테인먼트와 블록체인 생태계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갈 예정이라 ‘메이플스토리’ IP의 확장 행보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종적 확장’ 성공..비결은 ‘초현지화’
넥슨의 IP 육성 전략은 크게 종적·횡적 성장으로 정의된다. 종적 성장은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를 더 크게 성장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횡적 성장은 새로운 IP 창출을 뜻한다.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종적 확장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원작인 PC 버전 외에도 모바일 플랫폼으로 선보인 ‘메이플스토리M’과 샌드박스형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 등 서비스 영역을 크게 넓혔다.
지난해 9월 넥슨 일본법인 이정헌 대표도 CMB(Capital Market Briefing) 행사를 통해 자사의 IP 육성 전략을 소개하며 이를 언급한 바 있다. 자체 보유 IP 중 종적 확장을 가장 빠르게 실행해 프랜차이즈 전체의 매출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 비결로는 ‘하이퍼로컬라이제이션(초현지화)’을 들었다.
이 대표는 “현지 문화권에 특화된 개발팀이 확보한 해당 지역 유저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단순 문자 번역을 넘어 문화권 간 존재하는 수백가지 미묘한 차이를 맞춤화함으로써 더 깊은 몰입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넥슨은 서구권과 일본 등지에 ‘메이플스토리’ 현지 전담 개발팀을 공격적으로 세팅하며 이 같은 전략을 실행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PC 버전의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24% 늘었다. 특히 북미와 일본 지역에서는 2개 분기 연속으로 분기 최고 매출을 경신하는 성과를 거뒀다.
‘메이플스토리’의 2024년 겨울 쇼케이스 ‘NEXT’ 행사 전경 (자료=넥슨)
■ 게임 IP 넘어 문화콘텐츠로..생태계 구축 추진
‘메이플스토리’ IP의 확장은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육 콘텐츠와 블록체인 생태계 등 다방면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출시한 블록코딩 플랫폼 ‘헬로메이플’이 대표적인 사례다. ‘메이플스토리’ IP의 풍부한 리소스와 콘텐츠를 활용해 보다 쉽고 재미있게 기초 코딩 원리를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수 22만명을 달성하는 등 공교육 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으며 넥슨도 웹 버전 출시 등 지속적으로 편의성 및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웹3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도 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유튜브나 유저 포럼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젝트에 기여하면 블록체인을 활용해 이를 추적하고 보상하는 형태다. 향후 다양한 IP에 적용해 유니버스 간 통합이 이뤄진다면 생태계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한 넥슨은 프랜차이즈 내에서 각 프로젝트를 긴밀히 연결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며 웹툰과 음악 및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이종 문화콘텐츠로 확장할 방침이다.
관련해 지난해 연말 ‘메이플스토리’ IP의 첫 통합 축제 ‘메이플콘 2024’를 개최했으며 3일간 총 1만여명이 방문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메이플스토리’ 테마존 ‘메이플 아일랜드’도 만나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실이 되는 메이플스토리’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야외 구역인 매직아일랜드 내 약 600평 규모 공간을 재구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