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부동산 갭투기 급증..서울-경기지역 전년比 4배 이상 늘어

김영훈 기자 승인 2021.03.30 11:04 의견 0
소병훈 의원이 30일 보도자료에서 밝힌 외국인 갭투자 사례의 자료사진.

[한국정경신문(경기 광주)=김영훈 기자] 작년 외국인의 서울·경기 주택구입 내역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도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이용해 갭투기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이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소병훈 의원은 “우리 국민들이 외국인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집주인이 외국인인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이러한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는 것이다.

소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이 서울시와 경기도에 있는 주택을 구입하면서 세입자의 보증금을 이용한 갭투기 건수가 2019년 54건에서 2020년 217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작년 6월 이후 외국인들이 세입자의 보증금을 이용한 갭투기에 적극 나서면서,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월 평균 22.4건의 갭투기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3월 중국인 A씨는 자기자금은 3억원에 불과했지만, 세입자 보증금 22억 5000만원을 이용한 갭투기로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의 다가구주택을 25억 5000만원에 매입했고, 아에 앞서 2019년 4월 일본인 B씨도 자기자금은 2억 8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세입자 보증금 25억 1500만원을 이용해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의 한 고급빌라를 27억 95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외국인의 세입자 보증금을 이용한 갭투기가 증가하게 되면, 세입자들이 임대차계약이 끝났을 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게 된다.

외국인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고 해외로 도주했을 때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1월 충청남도 천안시에 미국인 집주인이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세입자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해외로 도주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민의 재산권과 세입자 보호를 위해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소병훈 의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임대인이 외국인인 경우, 보증금 반환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보증금 반환보증보험 의무가입대상은 등록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등록 임대주택으로 제한되어 있다.

소병훈 의원은 "최근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를 목적으로 한 부동산 매입은 물론, 세입자의 보증금을 이용한 갭투기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외국인들의 갭투기를 원천 차단할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해 현재 집주인이 외국인인 세입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서 외국인 집주인의 해외 도주 시 국민의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소병훈 의원을 비롯해 김두관, 김승원, 남인순, 문정복, 박성준, 이상헌, 이성만, 이수진, 이원택, 정성호, 조오섭 의원 등 12인이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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