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성폭력 ‘자경단’ 총책 구속 송치..‘조주빈 3배’ 234명 성착취

변동휘 기자 승인 2025.01.24 15:00 의견 0
사이버 성폭령 범죄조직의 총책 A씨가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텔레그램에서 200명 이상의 남녀를 성적으로 착취한 범죄조직 ‘자경단’ 총책이 검거돼 검찰로 넘겨졌다.

서울특별시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4일 범죄단체조직 및 청소년성보호법 등 위반 혐의로 일명 ‘목사’로 불리는 A씨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A씨는 2020년 5월 이른바 ‘자경단’이라는 사이버 성폭력 범죄집단을 결성해 남녀 피해자를 상대로 성착취를 가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총 234명으로 ‘박사방’ 조주빈(73명)의 3배에 달하며 그 중 10대 피해자가 159명에 이른다.

A씨는 SNS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텔레그램으로 유인한 후 약점을 빌미로 협박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이어왔다. 지인 딥페이크 합성물 제작·유포에 관심을 보인 남성과 성적 호기심 등을 표현한 여성에게 접근해 텔레그램으로 유인한 뒤 신상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이다.

조직 체계는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됐다. A씨는 약점이 잡힌 피해자 중 범행에 동조하는 사람을 조직원으로 포섭하고 이들이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목사(총책 A)-집사-전도사-예비전도사로 이어지는 계급을 정해 상명하복 지휘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그는 계급 상승을 빌미로 조직원들에게 ▲피해자 물색 ▲영상물 제작 및 유포 ▲유사강간 ▲활동자금 관리 등을 지시했다. 범행을 위해 참여한 텔레그램 채널과 대화방은 453개였으며 본인이 직접 운영한 채널과 대화방도 60개에 달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로 2023년 12월 수사에 착수한 후 조직적인 범죄임을 확인하고 전국에 접수된 사건 60건을 순차 이송받아 392일간 수사를 진행했다. 약 200회의 압수수색영장과 국제공조 수사 등 각종 수사기법을 총동원했으며 지난 15일 총책 A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그는 진술을 거부했으나 증거자료를 제출받자 범행을 시인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서울경찰청은 텔레그램을 대상으로 협조를 지속 요구한 결과 최초로 범죄 관련 자료를 회신받았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경찰은 지난해 10월 텔레그램과 수사협조체계를 구축해 범죄 관련 정보를 회신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은 “완전한 범행은 존재하지 않으며 결국 검거된다는 사실을 범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사이버 성폭력 범죄를 근절하려는 경찰의 단호한 수사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