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공장 전경(왼쪽) 및 공장 옥상 태양광발전소 [자료=한화큐셀]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한화큐셀이 그린뉴딜 선도기업으로의 면모를 공고히 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최근 국내 재생 에너지 기업 최초로 국내 사업장의 'RE100(Renewable Energy 100%)'을 선언했다. 이는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 전력으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RE100을 선언한 기업은 오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존 소비전력을 재생 에너지 전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글로벌 RE100 캠페인은 연간 전기 사용량 100GWh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참여를 권고하고 있다. 한국형(K) RE100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고자 하는 국내 산업용, 일반용 전기 소비자 모두 에너지공단 등록을 거쳐 참여할 수 있다.
잘 알려진대로 한화큐셀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저탄소 친환경 경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제조와 사업수행에서도 재생 에너지를 활용함으로써 그린뉴딜 기업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재생 에너지의 리더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도입한 한국형 RE100 제도를 통해 RE100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는 산자부가 올해 도입한 제도로 한화큐셀은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계획이다.
산자부가 시행하는 K-RE100 이행을 위한 방법은 총 5가지다. 첫 번째는 일반 전기요금에 재생에너지 전력에 붙는 추가 요금인 '녹색 프리미엄'을 더해 한전으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RPS 이행에 활용되지 않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직접 구매하는 'REC 구매'다. 세 번째는 한전 중개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소비자 간 직접 전력거래계약을 맺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이다. 네 번째는 기업 등 전기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지분 투자' 방식이고 마지막은 자가용 재생에너지 설비로 생산한 전력을 직접 사용하는 '자가 발전'이다.
한화큐셀은 '녹색 프리미엄제'와 '자가 발전'을 통해 RE100을 우선적으로 수행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전력 사용량, 배출권 가격 및 재생에너지 단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3자 PPA 등 타 RE100 이행 수단도 병행할 계획이다. 단 해외 사업장은 해당 국가의 RE100 제도 여건 등을 우선적으로 면밀히 검토해 이행한다. 연간 RE100 이행율은 대외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앞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ESG와 같은 지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글로벌 기업의 핵심 경영 원칙으로 자리잡아 왔다"며 "컴플라이언스 관점에서도 ESG를 강화해나가는 동시에 우리의 경영활동 면면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리더로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탄소제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환경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말로 ESG 경영을 방침을 전했다.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 역시 "세계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모듈 점유율 1위를 달성한 한화큐셀의 경쟁력을 적극적인 ESG 경영을 통해 더 강화하겠다"며 특히 "친환경·저탄소 경제 시대에 탄소저감과 기후변화에 앞장서는 친환경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한화큐셀은 국내 재생에너지 대표기업으로 통한다. RE100 선언 이전부터 이미 친환경, 저탄소 가치를 추구했다. 한화큐셀 진천 공장 유휴부지인 주차장과 옥상을 활용한 1MW(메가와트)와 500kW(킬로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운영은 그 예다. 추후 공장 건물 옥상을 추가로 활용해 2MW 발전소를 추가 건설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에는 태양광 모듈 탄소인증제에서 업계 최초로 1등급도 획득했다. 태양광 모듈 탄소 인증제는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총량을 계량화하고 관리해 탄소 배출을 저감하고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한 제도다.
RE100은 국가별 기후위기 대응 정책들로 인해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고 있다. 이는 이미 지난 2014년도부터 시작됐다. 당시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기후주간(Climate Week NYC)' 행사에서 세계 기후 문제 등을 다루는 비영리단체인 기후그룹과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한 대응을 평가하는 국제 기구인 탄소공개프로젝트(CDP)가 최초로 소개했다.
RE100 가입 기업 수는 지난 2018년 기준 약 160개사에서 지난해 말 약 240개사로 증가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초기 선도적으로 RE100에 가입했다. 이어 이 기업들은 협력업체에도 RE100 이행을 독려하고 의무화해 전세계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RE100은 사회적 트렌드를 넘어 필수사항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일본 등 70여개국은 오는 2050년, 늦어도 206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10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정부의 추진전략도 발표했다. 추진과제에는 고탄소 산업의 저탄소 산업으로의 전환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기업체의 탄소배출량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경제적, 도의적 책임을 묻는 기조가 지속되는 한 RE100은 산업군을 망라하고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지면 한국 경제의 근간인 수출 산업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3년 탄소국경세가 도입될 경우 한국은 미국, EU, 중국 등 3국에 수출하는 철강, 석유, 전지, 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서만 한 해 약 5억3000만달러를 탄소국경세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가 강화되는 2030년 이후로는 탄소국경세가 3배 이상 증가한 16억3000만달러를지불해야 한다. 더 이상 재생에너지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다.
한화그룹은 재생에너지 활용에 앞장서고 있다. 금융 6개사(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캐롯손해보험)들은 최근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이들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금융 6개사는 향후 국내외 석탄발전소와 관련된 채권 인수를 중단한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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