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앱 화면 이미지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내부자본적정성 관리를 부실하게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내부자본 한도조정 관련 통제절차를 강화하고 내부자본적정성 관리 업무에 유의할 것을 요구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카카오뱅크에 내부자본 한도조정 통제절차 강화 등 '경영유의·개선' 조치를 통보했다.
경영유의는 금융회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이를 통보받은 금융회사는 자율적으로 해당 사항을 개선해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 8월 실시한 카카오뱅크에 대한 부문검사 결과 경영유의 사항 6건과 개선사항 3건을 확인했다.
카카오뱅크가 금감원 검사를 받은 것은 2017년 7월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설립 후 3년간 검사를 유예받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빠른 성장세를 이어온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금감원이 검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금감원은 카카오뱅크에 내부자본 한도조정 관련 통제절차를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는 내규 '내부자본 및 한도관리지침'에 따라 위험관리책임자(CRO)가 기존에 설정된 통합 한도내에서 예외적으로 한도조정 및 재배분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명확한 요건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금감원은 내규에 CRO 전결로 한도 조정·재배분이 필요한 불가피한 상황이나 한도 재조정 관련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통제절차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내부자본적정성 관리 업무도 소흘히 한 사실이 드러났다.
카카오뱅크는 리스크 성향 및 내부자본 한도를 연중에 설정하고 있어 직전년도 리스크 성향 및 내부자본 한도를 이월해 운영하는 등 내부자본 관련 업무의 적시성이 미흡했다.
또한 리스크 성향을 은행 전반의 리스크 수준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수시로 조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회 승인을 거쳐 매년 정해진 기한까지 금감원에 제출해야하는 내부자본 적정성 보고서의 제출 기한도 지키지 못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질적인 내부자본적정성 관리가 가능하도록 유의하고 위기상황 발생 가능성, 식별되지 않은 잠재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 및 자본관리계획 등을 반영해 일관된 기준으로 리스크 성향을 설정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부자본적정성 자체평가에 대한 적합성 검증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내부자본적정성에 대한 자체 평가시 활용한 데이터, 가정, 방법론 및 모형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적합성 검증을 실시해야한다. 카카오뱅크는 적합성 검증 체계 자체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검증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검증 주체, 방법 및 주기 등 적합성 검증체계를 마련해 주기적으로 검증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카카오뱅크에 위기 상황 분석 결과를 반영해 세우는 비상조달계획의 실효성을 제고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비상조달계획에 명시된 대체 자금조달 방안을 구체화하는 등 위기 발생 시를 대비해 실효성 있는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위기상황 분석체계가 미흡해 위기 상황시 은행이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평가 및 대응이 취약하다는 점을 우려했다.
금감원은 ▲외부 신용정보사의 범용 모형 사용으로 은행의 포트폴리오 특성 반영 미흡 ▲시나리오 및 모형에 대한 검증체계 미비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현재 상황을 반영한 시나리오 설정 미흡 ▲내부자본 및 세부 리스크 유형별 위기상황분석 미실시 등을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은 위기상황분석 결과를 반영해 비상조달계획을 수립하고 위기상황시를 대비해 대체 자금조달원을 식별하고 유효성을 점검해야한다"면서 "비상조달계획에 명시된 대체 자금조달 방안을 보다 구체화하는 등 위기 발생 시를 대비해 실효성 있는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이사회 및 위험관리위원회의 의사록 작성 철저 ▲위험관리책임자에 대한 성과평가기준 명확화 ▲리스크 특성과 규모에 맞는 운영리스크량 산출방안 마련 등의 유의사항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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