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유통 '상식이하 갑질' 적발..매장 개인영상 무단 열람, 최저임금도 안줘

이혜선 기자 승인 2019.12.26 18:23 의견 0
철도역사 내 편의점·전문점 매장 영상 (자료=감사원)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감사원 조사 결과 코레일유통주식회사가 철도역사 내 편의점 등에서 녹화된 개인영상정보를 목적 외로 이용하는가 하면 일부 판매관리자(편의점)에게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공공기관 불공정관행 근절을 위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6일까지 실시한 감사에서 이같이 드러났다고 26일 밝혔다.

코레일유통은 지난 6월 30일을 기준으로 범죄예방·시설안전 등의 목적으로 전국 207개 철도역사 내 909개의 매장(편의점 284개·전문점 625개) 내에 인터넷을 통해 원격으로 매장의 영상을 실시간 열람하거나 백업할 수 있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인 웹카메라 978대를 설치해 점주 등 개인영상정보를 수집·이용·관리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경우, 범죄의 예방·수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시설안전·화재 예방을 위해 필요한 경우, 교통단속을 위해 필요한 경우, 교통정보의 수집·분석·제공을 위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개된 장소에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운영할 수 없다.

코레일유통은 매장의 시설 안전과 화재 예방이라는 설치 목적과 달리 매장의 점주·종업원 등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계약위반 사실 적발 등의 목적으로 개인영상정보를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누락 등의 계약위반 사실 확인 등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할 경우 점주와 종업원 등 정보주체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코레일유통의 한 FC(매장 판매지도·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는 A역의 식품전문점에서 현금매출을 누락하는 사실을 자주 목격했는데도 점주가 이를 부인하자 지난해 5월 점주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영상정보를 열람했다.

이에 감사원은 "개인영상정보의 정보주체인 점주·종업원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개인영상정보가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정한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되는 등 정보주체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당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감사원은 코레일유통 측에 관리업무에 대해 주의를 주고 개인영상정보 열람 시 열람 목적과 열람한 영상의 생성일시를 전산 자료에 기록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코레일유통은 감사결과에 대해 수용하면서도 '공공기관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철도역사 내 매장시설에 설치된 웹카메라의 경우 해당 근무자 이외에 접근이 제한되는 계산대 인근에 설치돼 있으므로 웹카메라가 비공개된 장소에 설치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으나 감사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코레일유통이 판매관리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한 사실도 밝혀졌다. 일부 편의점 판매관리자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시간당 6372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저임금 8350원보다 1978원이 낮은 금액이다. 지난해에는 전체 위탁운영점 판매관리자 312명 중 63.8%에 해당하는 199명에게, 올해 5월까지는 261명 중 151명(57.9%)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수료를 지급했다.

위탁운영점의 경우 위탁운영점의 모든 수익을 코레일유통으로 귀속하는 대신 판매관리자에게 상품별 매출액에 상품별 수수료율을 곱해 산정한 위탁운영 수수료를 매월 지급하고 있다.

감사원은 "코레일유통이 위탁운영점 관리용역의 발주자라는 우월적 지위에서 원가계산에 의한 예정가격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수수료 금액을 정함으로써 일정 규모 이하의 매출액이 발생하는 위탁운영점의 판매관리자에게 부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코레일유통에 "위탁운영하는 상업시설의 계약 체결을 위한 예정가격은 원가계산에 의한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라"며 "공공기관의 대국민 서비스 제공 취지에 부합하면서 예정가격의 구성항목 중 인건비는 최저임금 이상의 단가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코레일유통은 "감사결과를 수용하고 향후 법령을 준수하고 적법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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