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격화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에 근접했다.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자료=연합뉴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오전 중 1487.5원까지 상승해 2009년 3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은 미·중 관세 전쟁이다. 미국이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보복관세 예고에 추가 50%의 관세로 응수하면서 양국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 불안을 가중시켜 원화와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를 강화시켰다.
또한 중국의 위안화 절하 가능성, 미국의 한국 상호관세 협상 불확실성,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연기 등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WGBI 편입이 내년 4월로 미뤄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과 고환율 기조 완화 효과도 지연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경우 조만간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합의 소식이나 대화 모드 전환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환율 천장이 열려있다”며 “당연히 1500원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이 대화 모드로 전환하는 순간 환율이 급락할 수도 있다”며 상반기 환율 범위를 1430~1500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