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강북권 최대 재개발로 꼽히던 '한남4구역'을 확보한 삼성물산이 송파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며 두달 연속 수주 성과를 올렸다.
연초부터 수주고 2조원을 확보한 것이며 신반포4차, 한양3차아파트와의 수의계약도 진행될 예정이라 상반기 중 올해 수주 목표액의 65%를 달성할 수 있어 보인다.
삼성물산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대림아파트(왼쪽)와 인근 한양3차아파트 단지에 붙어있는 통합 재건축 촉구 현수막의 모습. (사진=우용하기자)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22일 개최한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시공사 선정 초기 조합은 경쟁입찰 방식을 추진했으나 2회 연속 유찰되면서 그동안 계속 관심을 보여온 삼성물산과 수의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송파구 방이동 일대에 위치한 해당 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의 9개동, 867세대 규모로 재건축하고 근린생활·부대복리시설을 함께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4544억원으로 확인됐다. 지하철 5호선 방이역과 연결된 초역세권 단지라 사업성이나 생활 인프라도 우수하다.
지난달 한남4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돼 1조5723억원의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데 이어 대림가락 재건축 사업까지 확보하면서 삼성물산은 연초부터 수주고 2조267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1분기 단 한곳의 정비사업장도 확보하지 못했던 것과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역시 선별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으나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올해 더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의 다음 수주 목표 대림가락아파트와 맞닿아 있는 한양3차아파트로 보인다. 두 단지가 각각 조합을 설립하고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공사로 선정될 시 하나의 대규모 단지처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물산은 통합 재건축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양3차아파트 조합은 다음 달 22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는 만큼 대림가락처럼 수의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총공사비는 약 2600억원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대림가락이 시공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양3차아파트 조합원 사이에선 통합 사업 진행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통상 소규모 단지보단 대단지의 가치가 높은데 인기 브랜드인 래미안으로 들어서는 것이라 한양3차아파트 조합도 이변 없이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결정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초구에선 신반포4차 재건축 사업을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이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장 후 통보했기 때문이다.
앞서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은 이달 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해 1차 입찰을 시도했으나 당시 삼성물산만 단독 참여해 유찰됐다. 이어진 17일 2차 입찰 현장설명회에도 삼성물산 외 다른 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조합은 입찰 방식을 수의계약 형태로 전환했다. 이후 삼성물산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삼성물산 역시 시공 계획을 포함한 제안서를 조합에 전달했다. 신반포4차 재건축사업의 총공사비는 1조310억원에 달한다.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현장도 있다. 현재 삼성물산은 총공사비 1조6934억원의 잠실우성1·2·3차 재건축사업 입찰 신청서 제출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작년 9월 진행된 첫 입찰 시도에 단독 참여한 GS건설이 다시 도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양사의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조합은 내달 4일까지 입찰 제안서를 제출받고 4월 중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될 계획이다.
연초부터 강남권에서 공격적으로 재건축 사업을 확장 중인 삼성물산은 작년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정비사업 수주목표로 5조원을 제시한 바 있다. 한남4구역과 대림가락을 수주하며 2조원을 확보한 가운데 수의계약을 앞둔 단지까지 합하면 상반기 중 약 3조3144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할 수 있어 보인다. 올해 목표액의 66.2%를 반년만에 확보하는 것이다. 경쟁입찰이 예상되는 잠실우성1·2·3차 재건축의 시공사로 선정된다면 누적 수주고는 5조78억원으로 올해 목표액을 충족하게 된다.
이에 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정비사업 신규 수주를 주저하던 삼성물산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나서는 중이다”라며 “강서구 방화6구역이나 성북구 장위8구역, 강남구 개포 주공 등 서울 내 다른 주요 사업장에도 관심을 보여 올해 수주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