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에서 잠재 부실 여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경기로 인해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약화되면서 은행들의 부실채권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말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요주의(Precautionary) 여신 규모는 총 7조1115억원으로 전년 말(6조9920억원) 대비 8230억원 증가했다. (자료=연합뉴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요주의(Precautionary) 여신 규모는 총 7조1115억원으로 전년 말(6조9920억원) 대비 823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4대 은행 전체 여신 중 요주의 여신 비율은 0.47%에서 0.49%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은 여신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구분해 관리한다. 이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합친 고정이하여신은 부실채권(NPL)으로 분류되며, 요주의 여신은 부실화 직전 단계의 채권을 의미한다. 통상 1~90일 동안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잠재 부실 채권을 가리킨다.

4대 은행 중 하나은행의 요주의 여신은 2023년 말 2조460억원에서 2024년 말 2조4740억원으로 20.9% 증가하며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1조4190억원에서 1조4440억원으로 1.8%, 신한은행은 1조3310억원에서 1조5070억원으로 13.2%, 우리은행은 1조4960억원에서 1조6890억원으로 13.0% 각각 늘었다.

지난해 말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총 3조9490억원으로 전년 말(3조3860억원) 대비 5630억원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1조1550억원에서 1조2950억원으로 11.3%, 신한은행은 7870억원에서 8620억원으로 9.5%, 하나은행은 8780억원에서 1조200억원으로 16.2%, 우리은행은 5660억원에서 7810억원으로 38.0% 각각 증가했다.

요주의 여신은 연체 기간이 90일을 초과하면 고정이하여신으로 재분류된다. 이는 향후 차주의 경제 상황에 따라 부실채권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 채권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있는 채권까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