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디지털 리딩금융’ 도약을 위한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경쟁이 치열하다. KB금융은 그룹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신한금융은 플랫폼 확장에 성과를 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 발표에서 각사의 주요 디지털 전략 성과를 공개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자료=각사)
디지털금융의 핵심 경쟁력 지표인 MAU 경쟁에서는 KB금융이 타그룹을 압도했다.
KB금융 그룹 플랫폼 MAU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3103만명이었다. 전분기 대비 3.8%(113만8000명), 전년 대비로는 13.6%(370만6000명) 늘어난 규모다.
그룹 MAU가 3000만명을 넘은 것은 KB금융이 처음이다. 2위인 신한금융의 그룹 MAU 2724만명 대비 379만명의 격차를 보였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MAU가 아닌 플랫폼 누적 가입자수를 공개했다. 하나금융의 하나원큐와 하나페이 누적 가입자수는 2560만명, 우리금융의 우리원뱅킹 가입자수는 2160만명 수준으로 그룹 MAU는 KB금융과 신한금융에 한참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이 그룹 MAU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것은 간판 금융앱인 KB스타뱅킹과 KB페이의 가파른 성장세 덕분이다.
KB스타뱅킹의 경우 2022년 6월 처음으로 1000만 MAU 넘긴 이후 2023년 말 1206만명, 지난해 말 1303만명으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2022년 3분기 391만명이던 KB페이의 MAU는 그해 말 581만명으로 확대된 데 이어 2023년 말 745만명, 지난해 말 817만명으로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렸다. 2년여 만에 MAU가 두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2022년 말 182만명 수준이던 KB부동산, KB차차차, 오케어, 리브엠, 국민지갑 등 비금융 앱의 MAU가 2023년 말 359만명, 지난해 말 510만명 등 연간 100만명 넘게 증가한 것도 그룹 MAU의 성장을 견인했다.
그룹 MAU 경쟁에서는 뒤쳐진 신한금융이지만 그룹 유니버설앱인 슈퍼SOL(쏠)로 대표되는 플랫폼 확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슈퍼쏠은 신한금융의 주요 그룹사 금융앱의 핵심 기능을 결합한 통합앱으로 2023년 12월 출시됐다. 첫 화면에서 은행 이체, 카드결제, 주식투자, 보험 서비스 등 그룹사 핵심 기능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주요 금융그룹 중 별도의 유니버설앱을 출시한 것은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출시 첫해 131만명이던 슈퍼쏠 MAU는 지난해 말 608만명으로 364% 급증했다. 슈퍼쏠 내 신한금융 그룹사 2곳 이상 거래하는 교차고객 수는 67만명에서 268만명으로 300% 늘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부터 그룹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 방향을 ‘슈퍼쏠 퍼스트’로 설정하고 신한 슈퍼쏠을 중심으로 최신 기술 도입을 통한 그룹사의 다양한 기능 및 혜택을 통합했다.
신한금융은 고객 친화적 UX(사용자경험)·UI(사용자환경) 개편 등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했고 슈퍼쏠 전용 상품을 확대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비금융 영역에서는 대학생 전용 모바일 플랫폼인 ‘헤이영캠퍼스’와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땡겨요’를 중심으로 영역 확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헤이영캠퍼스 협약 대학 및 소속 대학생 유입이 확대됐고 땡겨요의 지자체 협약처 및 입점 가맹점이 지속 확대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부수업무 승인을 마치고 올초 헤이영캠퍼스에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심는다. 땡겨요도 부수업무 신청을 통해 시범사업에서 정식사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고객만족을 목표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고객의 편의성 증대가 자연스럽게 그룹사 MAU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 향후에도 고객중심 관점의 디지털 혁신을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