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가 부담 감내 못할 수준” 식품업계 줄가격 인상..외식업계로 확산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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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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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식품기업들의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원재료가 상승 부담을 더 이상 감내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기업들이 연일 가격 인상 계획을 알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내달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등 평균 가격을 6.9% 인상한다. 롯데웰푸드도 내달부터 17종 제품의 가격 인상을 알렸다.
앞서 26일 샘표는 양조간장 30종 평균 가격을 9% 올린다. CJ제일제당은 조미김과 올리브유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동원F&B도 양반김 가격을 평균 15% 인상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기업들은 그간 가격 인상을 미뤄왔으나 총선 이후부터 연이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여전히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인건비와 물류비 등 제반비용이 동반 상승하는 까닭이다.
이로 인한 매출 원가 상승도 식품기업들의 가격 인상 결정을 부추기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원가는 62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72% 증가했다. 샘표 매출원가는 지난해 1분기 589억원에서 올해 1분기 631억원으로 7% 올랐다. CJ제일제당의 올해 1분기 매출원가는 전년동기대비 4% 오른 7434억으로 나타났다.
28일 업계 관계자들은 “이상 기후와 작황 악화, 환율 상승 등으로 과일 농축액을 비롯해 농작물 수입단가가 크게 올랐다”며 “수입에 의존하는 원재료 원가 부담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 식품업계 릴레이 인상, 외식업계로 퍼져
식품기업들의 가격 인상 행렬이 외식기업들의 릴레이 가격 인상으로 퍼지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내달부터 인기메뉴 황금올리브치킨의 가격을 3000원 올린다고 알렸다. 스페인의 심각한 가뭄 때문에 올리브유 글로벌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올리브유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꼽힌다.
코코아와 커피 생산량의 급감으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 우려도 나온다. 국제코코아기구(ICCO)에 따르면 올해 세계 코코아 생산량은 전년보다 10.9% 줄어 공급 부족분이 37만 4000t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의 로부스타 커피의 런던 선물가격도 지난달 t당 4338달러(한화 약 591만원)로 사상 최대치다.
최근 커피 시장을 선도하던 저가 커피 브랜드들부터 가격 인상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더리터와 더벤티가 음료 가격을 400~500원 인상했다. 이디야커피도 원두의 국제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원가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커피 업계의 경우 생과일 및 과일농축액이 들어가는 디저트 및 시즌메뉴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도 크다.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전년대비 5.2% 상승한 가격으로 수박주스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뿐만 아니라 물류비, 환율, 인건비, 임차료 등 여러 복합적 요인들이 더해져 가격 인상이 결정되는 것”이라며 “내달부터 많은 기업들이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다고 알린 만큼 올 여름 가격 인상 릴레이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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