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감소 이어진 이륜차보험..손보업계 “특약·제휴로 시장 키운다”

사고 증가 속 손해율 개선된 이륜차보험..보험료 인하 지속
손보업계, 특약 혜택·업무협약 확대해 가입률 늘리기 나서
보험연구원, 국내 상황·안전 기술 적용한 보험 필요성 ‘강조’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5.07 10:58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지난해 이륜차보험 손해율이 감소함에 따라 주요 손해보험사가 특약과 업무협약을 늘리며 상품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와 달리 이륜차 사고의 건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이륜차보험 시장을 키우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7일 이륜차보험의 손해율이 안정된 상태를 이어가며 보험료 인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7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교통사고 건수는 8.6% 감소했으나 이륜차 사고 건수는 1만433건(2013년)에서 1만5632건(2022년)으로 5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팬데믹 시기가 겹쳐 배달 서비스에 사용되는 이륜차가 증가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사고 건수와 상반되게 이륜차보험의 손해율은 지난 2019년 102%를 기록한 이후 서서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며 2022년에는 60.5%란 안정된 상태로 유지됐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100%를 넘는 경우 받은 보험료보다 많은 양의 보험금을 지출해야 해 보험료 인상 등 조치로 적자를 감소하기 위한 행동에 나선다.

그동안 손해율이 높았던 이륜차보험도 보험료가 비싸게 산정돼 저조한 가입률을 보였다. 작년 이륜차보험 가입률은 52.1%로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가입률이 96.6%인 것과 비교해 44.5% 낮았다.

적자를 초래한다고 여겨진 이륜차보험 시장은 그간 활성화되지 못했다. 가입자 역시 높은 보험료가 부담돼 가입에 주저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손해율이 점차 개선되며 보험금 조정과 함께 이륜차보험 시장에도 활력이 돋고 있다.

2022년 배달 오토바이의 평균 보험료는 192만원으로 전년(237만원) 대비 23.4% 감소했다. 올해 2월에는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이륜차 오토바이의 보험료를 8~13% 추가 인하했다. 보험업계는 손해율 개선에 따른 보험료 인하로 고객의 금전적인 부담이 줄어 더 많은 보험 가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보험에 미치진 못하지만 배달 서비스 사업 성장에 따라 이륜차보험 가입 건수도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 정부 역시 지난해 7월 오토바이 소유자라면 이륜차 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조치해 현재 낮은 수준인 이륜차보험의 가입률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손보사들은 각종 특약을 추가 도입해 보험 활성화를 위한 경쟁에 나섰다.

먼저 DB손해보험은 이번 달부터 긴급 출동 서비스인 ‘프로미카 SOS 서비스 특약’을 이륜차보험에 탑재했다. 이륜차 운전 중 사고와 고장 같은 긴급 상황 발생 시 견인과 비상 급유, 배터리 충전, 타이어 수리를 특약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DB손보는 이번 특약으로 각종 긴급 조치 서비스가 가능해져 라이더의 불편 감소와 보험 실효성을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도 각각 지난 3월과 4월부터 이륜차보험에 긴급출동 서비스를 특약으로 추가해 보장하고 있다.

배달 대행 플랫폼과 제휴를 맺으며 보험 제공에 나서는 보험사도 늘었다.

캐롯손해보험은 보험 가입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월 배달 대행 플랫폼 만나플러스, 이륜차 대여 법인 링크모빌리티와 제휴를 맺고 분 단위로 보험료를 책정하는 시간제 보험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분당 18원의 보험료를 1일 최대 5시간까지 책정하고 5시간 이후는 일 정액으로 과금된다. 분당 보험료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의 보험 가입 부담을 현저하게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달 수단으로 이륜차의 이용이 늘어난 만큼 배달 라이더 개개인의 보험 가입 형태보단 대행 플랫폼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형태로 이륜차보험 소비가 늘었다”며 “이륜차 보험시장 활성화뿐 아니라 제휴를 통해 얻은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양질의 보험상품 개발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이륜차 이용 용도가 대도시에서는 유상운송, 농어촌 지역에서는 개인 이동 수단으로 사용되는 만큼 국내 상황에 맞춰 보험 적용 사례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륜차의 경우 한 번의 사고로도 생명에 큰 위협을 줄 수 있어 관련 안전 기술은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지만 보험 적용 사례가 부족해 다양한 보험 적용 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이륜차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는 만큼 해당 기술을 보험료 할인에 적용해서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며 “보험회사 차원에서 안전 교육 과정을 개설하거나 관련 과정을 이수한 운전자에게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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