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청년층 고용률 뜯어보니..10명 중 1명은 ‘단순노무직’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3.17 11:3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최근 15~29세 청년층 고용지표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택배 라이더 등 단순노무직 취업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연합뉴스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청년층 취업자는 389만9000명으로 이 중 단순노무직은 34만9000명이었다.
단순노무직은 포장·운반·청소·하역 등 상대적으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한 업무를 하는 취업자다.
지난해 청년층 취업자는 인구 감소 등 영향으로 2018년보다 5000명 줄었지만 청년층 단순노무직은 같은 기간 약 2만명 늘었다.
이에 따라 청년층 취업자에서 단순노무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8.4%에서 지난해 9.0%로 상승했다.
최근 단순노무직 증가세는 30대 이하 젊은 연령대에서 두드러진다.
8월 기준으로 2018년과 지난해 연령별 단순노무직 비중을 비교하면 청년층(8.5→9.1%)과 30대(6.0→7.2%)에서만 증가세를 보였다. 나머지 40대(8.8→8.3%), 50대(14.5→13.1%), 60대 이상(29.7→28.5%)에서는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다.
산업별로는 택배 라이더, 화물적재·하역운반 등이 속한 운수·창고업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운수·창고업 청년 단순노무직은 2018년 3만6000명에서 지난해 6만명으로 2만4000명(66.7%) 급증하면서 전체 청년 단순노무직 증가 폭(2만명)을 웃돌았다. 반면 도소매업(-1만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2천명) 등에서는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청년층 단순노무직 중 운수·창고업 취업자 비중은 같은 기간 10.9%에서 17.1%로 상승했다.
청년층 단순노무직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관련 일자리 자체가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2018~2023년 전체 취업자 중 단순노무직 비중은 13.0%에서 13.8%로 상승했다. 운수창고업 단순노무직이 80.7% 증가한 영향이 크다.
정부가 매달 ‘역대 최고 고용률’을 강조하며 고용 호조세를 부각하고 있지만 단순노무직 증가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청년층 고용률은 46.5%로 전년(46.6%)에 이어 2년째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5.9%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택배 라이더 일자리 증가 영향으로 운수·창고업에서 청년층 단순노무직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