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조원 XR 시장 겨냥..저커버그, 이재용•조주완 만남이 최선의 한 수

이재용과 AI반도체 협의 관측..삼전 “확인불가”
‘비전프로’ 애플 견제..LG와 XR헤드셋 논의할 듯
“저커버그, 메타버스와 AI 결합시 파워 잘 알아”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2.27 11:34 | 최종 수정 2024.02.28 11:05 의견 0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오는 28일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을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메타가 향후 148조원의 XR(확장현실)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찾아온다. 지난해 1분기 XR헤드셋 글로벌 점유율 절반을 독식한 메타의 손을 잡고 날아오를 주인공은 누가 될 지도 주목된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오는 28일 한국에 온다. 그는 ‘K-반도체 왕좌’ 삼성전자부터 ‘하드웨어 명가’ LG전자를 만나 AI반도체·메타버스 등 최첨단 사업을 논의할 것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각 사는 CEO 만남 여부에 소극적으로 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저커버그가 디스플레이 강국과 결합으로 AI 미래시장 선점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 측은 “(이 회장)의 일정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CEO 만남을 포함해 언론에서 거론되는 구체적인 논의 내용들 모두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두 회사 모두 저커버그 회동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했지만 반도체·IT 업계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만남 성사를 유력시하는 분위기다.

AI와 메타버스에 강점을 갖춘 메타가 탄탄한 하드웨어와 반도체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과 협업해 구글, 아마존, MS(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경쟁사들을 견제할만한 수단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시장 재편 속에 올해 주요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번 방한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사를 견제할 토대 마련의 필요성이 간절해 보인다. 이를 위해 이재용 회장, 조주완 사장과의 만남은 필수적이다.

이수화 한림대학교 AI융합연구원 연구교수는 “저커버그 입장에선 디스플레이 강국인 한국을 찾아 AI 중심 기술 개발에 대한 논의를 펼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저커버그는 메타버스가 궁극적으로 AI와 결합하면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키기 위해 각 회사와 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료=연합뉴스)

■ 이재용과 AI 협력 논의 가능성..반도체 동맹 구축하나

저커버그의 삼성전자 방문이 어떤 결과물을 가져올 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그는 지난 2013년 방한 당시 이재용 회장과 약 10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양사의 첫 합작품 ‘기어 VR(가상현실)’ 헤드셋을 탄생시켰다.

이후 2014년 10월에도 이 회장과 만나 약 2시간 반 동안 만찬을 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둘은 하버드대 동문이기도 하다.

2016년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7’ 발표 현장을 찾아 기어 VR 기능을 직접 소개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기어 VR을 이은 XR 헤드셋 개발이나 AI 분야의 협력 논의가 예상된다. 메타는 최근 범용인공지능(AGI) 사업을 키우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반도체 개발에서 동맹을 구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AGI 전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컴퓨팅 랩’ 조직을 신설했다. 구글 출신의 우동혁 박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더욱이 저커버그는 최근 “자체 AI 구축을 위해 약 35만개의 AI 전용칩이 필요하다”며 AI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자료=LG전자)

■ 조주완과 XR 헤드셋 협업 관측..경쟁사 애플 견제 본격화

조주완 사장과도 XR 헤드셋 공동 개발에 협의할 전망이다. 특히 LG전자는 올들어 XR 사업 본격화를 예고했다.

조 사장은 지난달 “스마트폰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굉장히 고민스러운 부분”이라며 “PC를 필두로 한 XR 사업으로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메타가 LG전자와 손잡고 XR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할 것으로 내다본다. 작년 1분기 XR 헤드셋 시장점유율에서 메타는 49%, 소니는 32%를 차지했다. 이런 와중에 애플이 최근 XR 헤드셋 ‘비전 프로’를 내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메타의 헤드셋은 일부 기능에서 비전 프로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회의 때 LG전자의 스마트가전 운영체제 ‘웹OS’를 이 헤드셋에 적용하는 방안과 메타의 AI 서비스를 LG전자 제품에 적용하는 방안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입장에서는 메타와 협력으로 XR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얻게 된다. 전 세계 XR 시장 규모도 지난해 53조원에서 오는 2028년 148조원까지 뛸 전망이다.

한편 저커버그는 서울 방문 이후 서부 구자라트주 잠나가르로 이동해 아시아 최고 부호 무케시 암바니의 막내아들 결혼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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