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가 계열사 실적 부진에도 배당 확대 기조를 이어간다.(자료=롯데지주)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롯데지주가 계열사 배당 확대로 곳간을 채운다. 다만 종속 회사 및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 탓에 배당비율은 늘렸지만 올해 배당금 규모 자체는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롯데쇼핑으로부터 수취한 결산배당의 시가배당율을 지난해 4.8%에서 올해 7.1%로 2.3%p 확대했다. 수익성 개선세가 뒷걸음질 치면서 배당금 자체는 늘어나지 않았지만 비율을 늘려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배당금을 가져간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1월 밸류업 공시를 통해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3개 상장사의 주주환원율을 30~35%대로 높이겠다고 알렸다. 기업 개별 실적과 관계없이 배당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731억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을 올렸다. 전년대비 6.9% 감소한 금액으로 2022년 수익성 반등을 끌어낸 지 3년 만에 다시 영업이익이 소폭 줄었다.

롯데케미칼의 바통을 받아 지주사의 새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롯데웰푸드도 매출 4조443억원, 영업이익 157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0.5%, 11.2% 감소했다.

부진 사업부의 자금 지원에 롯데지주 실적도 불투명하다.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지주의 지난해 매출은 1조 5957억원으로 전년대비 5.26%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4810억원으로 전년대비 2.5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에 따른 지분법 손실과 과다한 순이자비용 지출 등이 실적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그룹 전반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의 효율적 투자 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간 롯데지주가 부진 사업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신규 사업 투자를 확대한 점을 고려하면 계열사 실적 부진에도 배당을 줄일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올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IPO 과제도 남아 있어 현금 확보도 중요해졌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도 배당 확대 기조를 늘려 롯데지주의 현금 확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2월 이사회를 열고 2023년 결산배당 총 규모를 전년대비 3%p 확대한 342억원(주당 3400원)으로 확정했다. 롯데웰푸드도 지난 2023년 결산배당을 전년대비 0.6%p 늘린 265억원으로 책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배당금은 롯데지주의 주요 수입원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규 사업 투자, 기존 사업 확장, 주주 환원 정책 등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배당률을 늘리면서까지 배당 수익을 확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