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울고 싶은 하반기'..파업앓이 속 4분기 영업익도 '반토막' 우려

3분기 영업익 반토막..4분기도 60% 감소 관측
노조 '24시간 파업' 등 강도 높은 실력행사 돌입
조업 차질 '실적 발목'..수익 중심 사업 기반 강화
'담합 혐의' 공정위 866억 과징금 부과 '부담 가중'

이정화 기자 승인 2022.11.07 11:10 의견 0
금속노조 현대제철 4개 지회(당진·인천·포항·당진하이스코)는 오는 9일 당진제철소에서 '2022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연다. 사진은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자료=현대제철]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제철이 노조의 강도 높은 파업 행위로 속앓이를 하는 가운데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까지 안갯속으로 빠지면서 우울한 하반기를 보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익은 37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4.9%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6조9999억원으로 19.4% 늘었다. 반면 순이익은 2638억원으로 55.7% 줄었다.

현대제철은 높은 원가의 원재료로 생산했던 제품을 시장 가격 하락 상황에서 팔다보니 수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4분기 성적표도 경기 침체 우려와 철강수요 침체 가능성 등으로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제철의 이 기간 영업익이 전년 동기대비 61.1% 줄어든 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설상가상 철강업이 내년 상반기까지 빙하기를 맞을 것이란 관측도 고개를 든다.

현대제철은 상반기만 해도 철강시황 호조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1분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익이 6조9797억원, 6974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41.7%, 129.5% 뛰었다. 2분기 성적표도 화려하다. 연결기준 매출액이 7조38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3% 증가해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익도 8221억원으로 50.8%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제철이 올해 영업익 2조4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전년(2조4475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수치다.

현대제철은 하반기 업황 반전으로 실적 고배를 마신 만큼 수익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중국 완성차 9개사에 납품하는 핫스탬핑재 소재 인증을 완료하며 글로벌 자동차 강판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영광낙월 해상풍력과 사우디 주아이마 유전 천연가스 등 국내외 에너지 프로젝트에 필요한 후판을 수주하는 등 고객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저탄소 제품 개발도 추진해 글로벌 고객사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파업'은 손쓸 수 없는 영역이다. 업황 불황 속 투쟁 수위가 거세지는 점도 실적 걱정을 부추긴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4개 지회(당진·인천·포항·당진하이스코)는 오는 9일 당진제철소에서 '2022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연다. 노조는 결의대회 후 '24시간 파업 등' 강도 높은 실력행사에 돌입할 방침이다.

앞서 노조는 4개 지회 공동 임금·단체협상 교섭 진행과 특별격려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지난 9월 24일부터 열연·후판·특수강 공장 등에서 게릴라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 장기화로 생산량도 감소세를 이어가며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는다. 현대제철의 제품 생산량은 올해 3분기 441만1000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현대제철에 철근 입찰 가격·물량 담합 혐의로 86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대제철은 취소 소송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선 지난 2018년에도 제강사들이 철근 담합이 부당하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한 점을 고려할 때 공정위 결정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파업이 4분기 손익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로 업황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익 중심의 안정적 사업 토대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결정에 대해서는 "일부 불복 절차를 거칠 것이고 처분 불복 재심 청구 및 의결, 재결 등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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